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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간균(Klebsiella pneumoniae) 2.

자신이 발견한 세균에 감염되어 죽다

by ENA

자신이 발견한 세균에 감염되어 죽다


다음 해 프리들랜더는 두 번째 논문을 발표한다. 이 논문에서 그는 50명의 환자를 조사했고, 거의 모든 환자의 조직에서 세균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기술했다. 그런데 여기서 그는 그람의 염색 방법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러니까 그람이 자신의 방법을 발표하기 전에 이미 그는 그람 염색법이라고 하는 당시 최신의 방법을 이용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 두 번째 논문에도 폐렴구균과 K. pneumoniae가 섞여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그는 이 세균의 형태적 특징과 병독성 등에 대해서 꽤 자세히 연구했고 이를 발표했다. 그래서 누구도 K. pneumoniae 발견의 공로가 그에게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고, 이 세균을 Friedlander‘s bacillus라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의료 현장에 앰풀(ampoule)을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한 프리들랜더는 일찍 죽는다. K. pneumoniae 발견 이후 얼마 안 되어 마흔 살이라는 나이로 일찍 죽게 되는데, 그의 사인은 폐렴이었다. 아마도 원인균은 그가 발견한 바로 그 세균 K. pneumoniae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연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그가 그 세균을 너무 많이 들여다보고 연구를 열심히 한 탓도 없지 않았을까? 당시에는 세균을 다루는 데 대한 안전 규정 같은 것도 없었을 테니. 마리 퀴리가 방사성 물질을 오래 연구한 결과 너무 많이 노출되어 결국은 암으로 사망한 것과 비슷한 사례는 아닐까 싶다.


image01.png 칼 프리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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