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플레인 센스》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을 읽으며, 김동현 기장이 먼저 낸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첫 번째 책을 찾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 《플레인 센스》와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는 한 분야 정통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잘 보여주고, 그 정통함이 분야의 경계를 넘어서면 얼마나 흥미로운 이야기 세상이 펼쳐지는지를 일깨워준다.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가 비행 조종사와 그들의 비행에 관한, 조금은 특화된 이야기라면, 《플레인 센스》는 첫 번째 책이니만큼 비행에 관한 보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했다. 비행기와 비행기 조종사, 비행기 운항 시스템을 비롯한 많은 항공 지식을 전하고 있다. 비행기를 적지 않게 타 봤지만, 정작 비행기에 대해서, 비행기가 어떤 시스템으로 운항되는지 정말 아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런 지식이 그저 단순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게 아니라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비행기 사고는 대체로 대형 사고로 이어지고, 그래서 뉴스로 크게 보도되기 때문에 비행기 여행을 위험하기 여기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운항 거리 등으로 따지면 다른 교통수단보다 안전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안전도 그동안의 수많은 사고에 대한 대응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비행기 자체의 발전, 조종사에 대한 교육, 안전 운항에 대한 규정 강화, 비행기 피랍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등으로 이제 우리는 비행기를 탈 때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얘기는 여전히 비행기의 기계적 결함이 있을 수 있으며, 기후 조건에 따른 위험성도 있을 수 있으며, 조종사의 과실로 인해, 승객의 안전 규정 위반 등으로 비행기 여행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규정을 잘 지키고, 또 문제가 발생했을 차분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가 만들어내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얘기도 필요한 이야기다. 차이에 대한 인식이 없이는 오해가 생긴다. 그런 오해가 문제를 일으키고, 비행기 사고로도 이어진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길지는 않지만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도 하나의 문화가 되었고, 문화는 언제나 보편성과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비행기를 타고 미국이나 유럽으로 갈 때의 지루함을 이 책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다. 만약 그 비행에 이 책을 동반자로 삼으면 이 책에서 언급하는 장면과 상황들이 더 생생해질 것이다. 당연히 지루함은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