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노벨상을 만든 이가 소개하는 이그노벨상 이야기

마크 에이브러햄스, 《이그노벨상 이야기》

by ENA

이제 이그노벨상(IGNOBEL Prizes)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아졌다. “다시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업적”이라는 선정 공식 기준이 있지만, 선정된 연구 업적들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매우 진지한 연구들도 있고, 또 의미 있는 연구도 있다.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엉뚱함’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비공식 선정 기준인 “바보 같으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큰” 업적이 더 잘 와 닿는다.


이 이그노벨상은 1991년부터 선정하고 시상해 왔다. 《황당무계 연구 연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라는 잡지에서 선정하는데, 어쩌면 이 잡지 자체가 이그노벨상에 가장 적합하지 않나 싶다. 이 잡지를 창간하고 노벨상을 만든 이가 바로 이 책의 저자 마크 에이브러햄스다. 이 책에서 그는 2001년까지의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업적에 대해 에 관해 다루고 있다.


겨우 10년 정도 지났을 무렵에 이그노벨상의 발자취와 수상 내용을 정리한 책이이라 이 책 출간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그노벨상과 얽혀 있는 더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없지만, 이그노벨상이 어떤 성격을 갖는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빵이 바닥에 떨어질 때 버터 바른 면으로 떨어진다는 연구나, 비스킷을 차(茶)에 적시는 방법, 사랑의 화학 작용과 같은 웃음이 지어지는 연구도 있지만, 물의 기억력이나 난임 부부를 상대로 사기를 친 엉터리 연구자들도 있다. 칠레 경제를 말아먹거나, 베이링스 은행을 파산시킨 이들, 침을 뱉는 행위에 어마어마한 벌금을 물린 싱가포르의 전 수상 리콴유를 선정한 것을 보면 이 상의 비판 정신도 엿볼 수 있다. 그런 비판 정신이 없는 유머였다면 이그노벨상이 30년 넘게 지속되지도, 또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수상자가 둘 나온다. 하나는 이그노벨상에 대한 설명하면서 등장하는 통일교 교주였던 문선명이고(100만 쌍이 넘는 커플을 합동결혼시킨 업적), 또 한 명은 당당히 한 챕터를 차지하고 있는 권혁호 씨다. 권혁호 씨는 향기 나는 양복을 개발한 공로로 이그노벨 환경상을 수상했는데, 우리로선 전혀 웃기지 않지만 선정하는 쪽에선 좀 웃겼나 보다.


겨우 10년이 이렇게 흥미진진한데, 다시 이그노벨상을 훑어보면 또 얼마나 흥미롭고 놀라운 연구들이 많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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