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장 쓰기의 비밀

김정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by ENA

책을 내면서 내가 글을 어떻게 쓰는지 더욱 의식하게 됐다. 그래도 이상하게 쓴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내 글을 불특정한 사람들이 돈을 주고 사서 읽는다고 생각하니 불쑥 겁이 났다. 물론 내용이 잘못되지나 않았나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문장도 무척 신경 쓰였다. 첫 번째 책을 쓰던 와중에 읽은 책이 김정선의 『동사의 맛』이었다. 모두 기억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꽤나 도움을 받았다. 어떻게 써야하는지보다 어떻게 쓰는 게 잘못된 것인지를 의식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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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책 출간을 앞두고 김정선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읽게 됐다. 따분하지만은 않다는 걸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글쓰기 책을 읽으며 이렇게 ‘생각’이란 걸 많이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김정선은 책에서 두 가지 내용을 교차시키고 있다. 하나는 책의 부제처럼 문장을 고치는 법, 그러니까 어떤 표현법들이 잘못되었고, 그 표현들은 어떻게 고치면 좋겠다는 내용이다. 또 하나는 자신이 교정본 책의 저자와의 이-메일 등을 통해 주고받은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담고 있다(두 번째 내용이 실제 상황이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그게 중요하지는 않다).


문장 교정을 다룬 내용은, 실제로 몰랐던 것은 별로 없다. ‘적’이라든가 ‘의’로 범벅인 문장, 사동사로 점철된 동사, 불필요한 관용어구 같은 것들. 별로 좋지 않다는 걸 아는 것이고, 그럼에도 내 문장에서 숱하게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래도 많은 걸 배운다고 할 수밖에 없는데, 하나하나 구체적인 예보다 그런 잘못된 문장들이 지적으로 게으르기 때문에 별 의식없이 쓰게 되는 중독성 있는 표현들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깔끔하고 효율적인 문장을 쓸까 고민하고, 정말 옳은 표현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보면 상당 부분 고칠 수 있는 문장들인 것이다(블로그에 쓴 글은 그래도 좀 제외하자. 지금도 별로인 문장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을 테지만 거의 교정은 하지 않는 실정이니).

김정선이 개인 경험을 다룬 부분은 스스로 생각하는 교정이라는 작업이 갖는 의미를 돌아보는 글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좀 지겨운 느낌이 들다 막판에 팍! 하고 감동을 준다. 문장에서 삶으로 나아간다고 할까? 맨날 남의 글을 읽고 교정하는 사람도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까? 그런 것을 느꼈는데, 정말 감동적인 것은 김정선이 이-메일을 주고받고, 만나기까지 한 인물의 정체 때문이다. 내가 남기는 어떤 흔적이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를 지닐까 한참 생각해봤다.


좋은 문장 쓰기는 게으르지 않은 정신이라는 걸 깨달으며 책을 덮고, 이 오류투성이 글을 쓰고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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