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의 날개를 위하여

아사히나 아스카, 『날개의 날개』

by ENA

소설 속 입시 지옥에 내몰린 초등학생 아들의 이름이 츠바사다. 알아보니 ‘츠바사’는 ‘날개’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소설 제목을 다시 이해하자면 ‘츠바사의 날개’인 셈이다. 세상을 향해 날아가야 하는 소년의, 아직 펼쳐지지 못한 날개!


묘한 시기에 읽게 됐다. 수능 문제에 관한 느닷없는 대통령의 불호령이 알려진 후 뉴스는 하루도 빠짐없이 이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한쪽에선 옹호하고, 한쪽에선 비판하는데, 정작 그 한가운데 입시를 앞둔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 사교육 시장은 일단 숨죽이는 듯하지만, 그곳의 생리가 혼란과 불안을 먹고 산다는 걸 우리는 그동안 많이 지켜봐 왔다.


입시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이들은 결국 교육제도의 문제라고들 한다. 그런데 그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 사실 입시를 겪은 학부모들은 입시전문가가 되어 있다. 좀 더 큰 틀을 본다는 ‘전문가’들은 사실 ‘교육’의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제도가 문제라고 한다. 역시 그것을 모르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럼에도 뒤쳐질 수 없으므로 비판하지만, 너도나도 뛰어든다. 뛰어들지 않은 이가 손해 보는 구조이니, 아무리 상황을 잘 파악하고, 비판적이라 하더라도 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그런데 소설 속 일본의 입시는, 더 지옥 같아 보인다. 초등학교 2학년 때문에 명문 중학교를 목표로 한 대장정이 시작된다니... 어떤 중학교를 가느냐에서부터 인생이 거의 결정된다고 여기면서 내몰리고 있단 얘기다. 우리가 대학이 목표이고, 그 도중에 특목고 등의 고등학교가 있다고 한다면, 일본 역시 대학이 목표이면서 그 과정에서 중학교 입시가 있는 모양새다. 그러니 더 일찍 공부에 내몰리면서, 또 입시 실패를 겪는 연령도 일러지는, 더 독한 입시 지옥을 일본이 겪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걸 단순하게 견줘볼 일은 아니다. 상황을 보면, 우리의 경우도 특목고를 위한 준비가 중학교에 진학한 후에 이뤄지기 시작하는 건 이미 늦었다고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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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영특한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둔 엄마가 명문 중학교 입시를 위한 길을 빠져든 이후의 우여곡절을 다룬다. 한 번 해보다 아니다 싶으면 발을 뺀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지만, 일단 들여놓은 발을 빼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었다는 것을 아들의 위기, 가정의 위기를 겪은 후에야 깨닫는다. 그러고 나서야 아들의 조그만 날개를 다시 보게 되고 아들의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데, 실상은 그렇게 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끝까지 밀고 나가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이분법의 세계에서 허우적대는 것이 거의 대부분의 경우다. 솔직하게 말하면 우리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읽으면서 얼굴이 뜨뜻해지는 것을 느끼기도 했고, 또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이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래도 큰 탈 없이 그 과정을 건너왔다는 것은 어쩌면 기적과 같은, 너무나 고마운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츠바사와 같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여린 날개가 다치지 않고 잘 펴 저 높은 곳, 저 먼 곳을 자신 있게 날아다닐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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