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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Jul 03. 2020

이상하지 않은, 이상한 과학책

신규진의 《최고들의 이상한 과학책》

우선 마음에 드는 점부터.

과학자들의 일생을 통해서 그들이 남긴 업적과 그 업적을 남기는 과정을 간결하게 잘 정리하고 있다과학자의 일대기를 정리하는 데 각종 자료를 섭렵하는 데 애를 쓴 자국이 역력하다또 과학자의 일대기와 그에 따른 간단한 업적 나열에 그치지 않고그 업적의 개념과 원리를 자세히 설명하려고 한 부분이 적지 않다그냥 우리말로 된 책 몇 권을 읽고 정리한 게 아니라 적지 않은 원전을 통해서 사실과 평가를 확인하려 했다는 저자의 언급을 믿을 수 있다점점 우리나라 대중 과학 서적의 질이 올라가고 있다.

 

그럼 다음은 아쉬운 점.

좀 편향적이다약력을 보니 고등학교 과학교사인데아마도 지구과학 교사인 듯하다그래서 지구과학에서 다루는 내용이 훨씬 자세하다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륙이동설을 처음 주장한 베게너에 관한 꼭지인데그의 논증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이렇게 여러 과학자들을 소개하는 책에서 이렇게 자세히 설명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었다그 밖에도 천문학에 관한 글들(아리스타르코스에서 허블까지역시 다른 데보다 훨씬 자세하다물론 맥스웰에 관한 글(물리학), 아인슈타인에 관한 글 등도 자세하지만그에 반해 생물학에 관한 내용은 상대적으로 많이 빈약하다빈약한 것은 글의 꼭지 수도 그렇지만설명하는 수준이 다른 분야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아예 이쪽을 완전히 덜어내 버리고자세히 설명하는 부분들을 일관되게 깊게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는 글을 고르라면,

로버트 훅에 관한 글 <식초 속 뱀장어를 발견한 그의 초상화는 왜 사라졌을까?>,

옌스 야콥 베르셀리우스에 관한 글 <H2O, CO2현대의 화학 표기법은 어떻게 고안되었을까?>와 같은 글이다.

자세히 몰랐으면서 너무 많은 개념이 들어가지 않은 글이 좋은 셈이다(적어도 나는).

 

그리고 저자는 영국 출신이 많이 포함된 점다른 국가의 인물에 대해서도 영국의 기록이 더 상세한 점 등을 영국이 역사와 인물을 중요하게 부각시키는 기록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고본문에서도 그런 점을 지적했다그런데 그런 것도 있겠지만영국이 세계사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시기가 바로 과학 혁명의 시기와 겹치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 더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강대국에서 훌륭한 과학자가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또 그들에 대한 기록뿐만 아니라 과학 자체에 대한 기록도 풍부할 수 밖에 없다그래서 강대국이 된 것인지강대국이라 그럴 수 있었던 것인지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지금 미국을 보면 과거 영국이 그랬던 것이 당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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