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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Jul 04. 2020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힘

댄 애리얼리,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들》

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에서 조너선 앨드리드는 행동경제학도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주류경제학의 전제에 동의하지 않지만어쨌든 인간이 합리적인 판단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주류경제학의 처방에 결국 동의한다고 비판한다정확히는 넛지식(처방의 한계를 지적한다그러나 행동경제학을 대중적으로 유행시키는 데 한 몫을 한(상식 밖의 경제학이 그런 역할을 했다댄 애리얼리는 좀 다른 느낌을 준다그는 사회과학이 엄밀한 실험이 가능한 학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지만사회과학이 지향해야 할 지점은 속임수나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벌어지는 교정 같은 것은 아니었다인간의 경제 심리에 대한 명확한 인지와 그것에 바탕을 둔 각성그리고 행동이었다.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들에서는 더욱 그런 측면이 두드러진다그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보너스와 같은 경제적 인센티브보다는 저녁에 피자 한 판을 선물한다든가진심 어린 칭찬의 말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비록 막대한 보너스를 손에 쥐는 회사의 경영진들은 그런 조언을 의도적으로 무시하였지만그 연구 결과가 알려주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사람들의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데 돈이 그렇게 막강한 위력을 지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이 부분이야말로정책적 도구로서의 넛지 처방과는 그 방향을 달리한다고 볼 수 있다.

 

댄 애리얼리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힘(동기)”에 대해 그런 의미에 중심을 두는 것과 함께 행동경제학에 기초하여 연대감을 강조하고 있다그가 소개하고 있는 연대감의 예는 바로 자신의 경험이다잘 알려져 있듯이 댄 애리얼리는 십대 때 전신 화상을 입고 오랫동안 화상병동에서 치료를 받았었다그때의 고통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그 기억은 너무나 처절해서 잘 떠올리고 싶어하지 않는다하지만 비슷한 처지에 처한 이에게 자신의 경험을 기꺼이 이야기한다단순히 안심시키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고통스런 미래가 다가올 것이며그것을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그럼에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바로 그러한 것이 댄 애리얼리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동기 유발 요인이라고 하는 연대감이다.

 


삭막한 학문이랄 수 있는 경제학의 한 분과인 행동경제학에서 이런 따뜻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의외랄 수 있다하지만 어찌 되었든 사람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은 개별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일이다그 개별성과 보편성을 모두 아우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자로서 자신의 경험과 연구 결과는 바로 그런 따뜻한 결론이었다.

 

TED 강의에 기초한 이 얇은 책은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쉽게 덮기는 힘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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