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에, 버스기사가 "불법이라구? 상관없어! 벌금은 내가 낼테니, 당장 개를 데리고 내려!" 라고 한 사건이 있었어요.)
두달 전 쯤 일이에요. 피고(Figo),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주인에게 달려드는 노오란 스쿨버스를 막으려고 뛰어올라 몸을 던졌습니다. 뉴욕에서 벌어진 일이었지요. 그 때, 다리 하나가 부러졌습니다. 이런 사고가 난 와중에, 피고의 주인인 오드레이 스톤은 보이지 않는 눈으로, 손으로 더듬으며 계속 피고를 찾았습니다. 다리가 부러졌음에도, 끝까지 피고는 주인을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재작년에는, 역시 뉴욕에서 시각장애인인 윌리암스(60)가 치과처방약을 먹고 어지러워서, 지하철 선로로 떨어지자, 안내견인 올란도가 뛰어내려가 올란도씨를 구했습니다. 철로바닥에 바짝 엎드려서 지나가는 지하철아래에서 살아남는 기적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가지 더 적자면, 작년 7월 28일 일본 사이타마(埼玉)시에 사는 한 시각장애인 남성(61)이 기차를 타고 일터에 가는 동안 그를 안내하던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 안내견 ‘오스카’가 누군가에게 흉기로 허리 부위를 찔렸습니다. 그러나 오스카는 고통을 참으며 평소와 같이 주인을 직장까지 안내했고, 이 남성은 오스카가 입고 있던 옷이 피로 물들었다는 직장 동료의 말을 듣고서야 오스카의 상처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숙대에서 안내견 ‘루시’, 성대에서 안내견 ‘나비’가 4년동안 학교 길안내를 해 주인을 졸업하게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공공장소에서 안내견을 거부하여, 한국에서의 안내견은 그 역할을 다 할 수 없습니다.
안내견은 피임수술을 받아 모성애를 잃게 해야합니다. 그리고 생후 수개월동안 두뇌 속에 “사람은 모두 좋다.”는 인식을 새겨넣어줍니다. 음식도 주인이 주는 사료만 먹어야하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짖지도 않게 훈련받았습니다. 주인을 구해야하니, 덩치도 어느정도 커야하겠지요.
우리는 안내견에게 수고한다고 음식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애쓴다고 쓰다듬어주어서도 안됩니다. 리트리버는 원래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정 음식을 주고싶다면, 주인에게 주세요. 그러면 적당할 때 그가 주게 될 것입니다.
안내견은 색맹이라서, 신호등을 볼 줄 모릅니다. 그래서 옆사람이 건너가면 같이 건너는데, 안내견이 있을때면 좀 더 신호를 잘 지켜주는 매너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안내견의 집중력을 흐트러지지 않게 하기위해서 주변에서 조심해야합니다.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이란 소중한 눈입니다. 그러니 식당에서 ‘눈은 밖에 두고 들어오라‘고 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물론, 손님들이 이해해준다면, 주인도 내쫓을 이유가 없겠죠. 그리고 안내견은 귀가 밝아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자칫 인도에서 밖으로 나가면 안되니까요.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주인이 시각장애인이니, 나쁜사람들은 안내견의 꼬리를 당기기도 합니다. 특별한 경우에만 짖도록 훈련된 안내견. 그래서 성대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야속하게도, 짖지 않는다는데, 한번 짖을때까지 때려보자며 안내견을 발로 짓밟는 사람도 있습니다. 술취한 취객이 느닷없이 지하철에 타있는 안내견을 발로 힘껏 걷어차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훈련된 개를 시험해본다며 담뱃불로 지지는 ’개만도 못한 놈‘들도 있답니다. 물론 목격자가 없으니 잡을수도 없습니다. 시각장애인인 주인도, 아무 대처를 할 수없이 발만 동동 구릅니다.
제가 중학생 때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데, 앞에서 막대를 짚고 앞으로 걸어가는 시각장애인을 도와주려고, 느닷없이 다가가 팔을 잡고 이리로 저리로 끌고 가는데, 어떤 친구가 말했습니다.
“관우야, 너의 팔꿈치를 시각장애인에게 잡게해주고, 너가 앞으로가서 천천히 조금 뒤에서 따라오게 해줘야해. 방금처럼 그러면 안돼!”
그때 어딘지 얼굴이 화끈거리고 했던 것이 이제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각이 납니다. 어릴 때 그런 교육을 좀 더 받았으면 좋았을 것을..
시각장애인 안내견에 대한 자료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달리고 싶지만,
주인과의 속도를 맞추기 위해서 마음껏 뛰지도 못하는 안내견.
24시간 주인과 붙어서 지내는 것에 감사하고 있을까.
아니면,
자신의 억누른 본성때문에 힘든 삶일까.
제가 안내견의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목숨을 바쳐서 그 사소하지만, 위대한 일을 해내고 있는 그들에게, 부디 우리가 방해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올려봅니다.
맹인맹도견, 눈먼 개의 배변과 식사를 돕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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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안내견의 이별- 가네시로 카즈키-
얼마전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홋카이도에 맹인 안내견 양로원이라는 게 있대.
거기는 나이가 너무 들어 맹인 안내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개가 여생을 보내는 장소래.
10년이나 같이 생활한 어떤 할머니와 개가 헤어지는 장면을 보여주는 거야.
할머니하고 개는 한 시간쯤 껴안은 채 움직이지 않았어.
간신히 담당 직원이 떼어 놓아 작별을 했는데, 할머니가 차 창문으로 몸을 내밀고,
"잘 있어. 안녕"
하고 개의 이름을 외치는데,
개는 꼼짝 않고 앉아 멀어지는 차를 쳐다만 보는 거야.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맹인 안내견은 그렇게 하도록 훈련을 받았으니까.
마음의 동요를 겉으로 표현해서는 절대로 안되고 짖어서도 안 되니까.
차가 양로원 문을 나서서 저 멀리로 사라져 가는데도 개는 헤어진 장소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고 할머니가 사라진 쪽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거야. 몇 시간 동안이나.
10년 동안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던 사람이 없어진 거잖아.
충격이 너무 커서 움직이지도 못했을 거야.
할머니하고 한낮에 헤어졌는데 해가 기울면서 세찬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
꼼짝않고 앞만 바라보고 있던 개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웡, 하고 짖기 시작하는 거야.
웡~ 웡~, 하고 몇 번이나 말이야.
그런데도 그 모습이 조금도 비참하거나 볼품없어 보이지 않는 거야.
등과 가슴에서 턱으로 이어지는 선을 꼿꼿하게 편 모습이
마치 완벽한 조각상 같았어.
그 울음 소리는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어떤 음악보다도 아름다웠어.
나, 좋아하는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다가 만약 그 사람을 잃게 된다면 그 개처럼 울 수 있는 그런 인간이 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