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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현 Sep 19. 2022

털보 심리상담가의 여행기(1)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1.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나인데도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3년여간 여행을 떠날 용기를 쉽게 낼 수없었다.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바꿈과 동시에 더욱 직접적으로는 나의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로 인해 세계를 연결하는 하늘길은 막히기 시작했고, 나 또한 대학원 공부와 함께 재밌게 일하던 에이비엔비 매니저의 일도 심각해지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못하게 되면서 현실적으로 금전적인 문제와 부딪히게 되었다. 대학원 박사 과정을 잠시 쉬고 취업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지금 아니면 영원히 공부를 멈출 것 같았다. 어떻게든 박사 과정은 마치자하는 '결심'과 함께 닥치는대로 여건에 맞게 돈되는 일을 하며 박사과정을 수료할 수 있었다.


 2. 5월의 끝무렵, 베트남 남부(나트랑-달랏-무이네-호치민) 15일과 발리 30일 가량 일정의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예매 전 2주 가량을 스카이스캐너로 조금 더 저렴하게 비행기표를 서칭을 하고 있었지만, 비행기표 가격이 떨어지기는 커녕 조금씩 오르고 있었다. 이렇게 눈치만 보다가는 여행을 못 갈 것 같았다. 대학원 공부를 끝까지 진행하게 해 준 '공부에의 결심'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여행에의 결심'을 나의 몸으로서 옮겼다. 비행기표를 끊고 나니 여권 재발급, 여행에 필요한 물건들 구매, 환전 등 여행에 필요한 과정들을 아무런 생각 없이 해나갈 수 있었다. 여행도 그렇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의 삶을 사는 것에 필요한 건 어쩌면 한 번의 결심 아닐까. 그 결심 이후에는 우리의 몸이 자연스레 움직일테니까 말이다.

 

3. 대학원 공부도, 여행도 그리고 우리네 삶도 우리가 생각한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코로나19의 기간 동안 나는 몸으로서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주어지는 상황들 속에서 나에게는 '결심'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 또한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결심에는 나 자신과 내가 내린 선택을 믿을 수 있는 용기 또한 함께 필요함을 나는 깨달았다.


4.  여행기는 아마도 삶이 나에게 보내온 러브레터일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했고, 여행의 순간을 마음으로 담았으며,  순간들 속에서 발견할  있는 새로운 나의 모습들을 기록하였다. 모든 여행기는 결국 낯설고 새로운 상황들 속에서 보고 싶은 나의 모습이자 새로운 나로서 살아도 괜찮음을 기억하게 해주는 '사랑'의 조각들임을 다시 한번 기억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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