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교회 친구들 9

1983 미아리교회

by 미담

# 수련회


두구두구 다가다가 디기디기 도고도고 쾅!

오! 주여 나의 마음이 주께로 정해졌으니~


뜻밖이었다.


교회는 늘 성스럽고 조용히 찬양하며

지난 한 주의 죄를 회개하고 돌아보며

마음의 양식을 쌓아가는 조용한 공간이었다.


마음 깊숙이 박혀있는 평안함은

우렁찬 드럼소리와 현란한 전자기타 소리

심장을 두드리는 베이스기타 그리고

복음성가 마디마디를 보듬어주는 키보드소리로

새롭게 깨어났다.


기도원.

이곳은 그간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였다.

160 정도의 키를 가진 준식이에게 기도원 천장

높이는 시선이 닿는데 까지도 수초가 걸렸고

입구에서 설교하시는 강단까지는 축구장만큼

커다란 압도감을 주었다.


전국 기독교학생 연합회란 플래카드가 보였고

수십 명의 대학생으로 보이는 형, 누나들의

찬양과 워십. 그룹사운드의 반주소리는 준식의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죄 있는 자들은 죄사함과 용서를 빌었고

그럴 리 없지만 죄 없을 자들의 죄를 짜내어서라도 죄 사함

받고 싶은 영광스럽고 웅장한 시간이었다.


툭하고 떨어진 건 눈물이었다.

준식이는 통성기도라는 시간에 많은 학생들이

울부짖으며 기도할 때 다른 의미의 눈물이 흘렀다.

울어도 되는 곳이었다. 숨죽일 필요도 없었고

참을 필요도 없었고 오히려 울어야만 하는

시간처럼 흘러갔다.


그렇게 불러보고 싶었던 이버지는 이곳에서

불러야만 하는 아버지였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찾을 때

하늘아래 계실 아버지를 울부짖었다.


누가 나의 아버지인지

육신이 낳은 아버지인지

영혼을 깨워 그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하는 분인지

왜 나에게 육신의 아버지는 허락해주지는 않았는지


아직 철이 들어가던 중2라는 나이에는

영광스러움과 혼란스러운 자괴감까지 드리웠다.


"준식아? 왜 그렇게 운 거야?"

아직 신앙심보다 부모님 손에 이끌려 또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곳이었던 범현이와 정문이에겐 준식이의

모습이 무척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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