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에 필요한 문서와 자료, 진행상황들을 공유해달라는 후배의 요청이었다. 부서간 협업이 필요한 사항이었으므로 최대한 친절히 대답했다. 전달자의 실수나 오해가 없도록 꼼꼼히, 두 번 세 번 체크했다.
그런데 대화를 이어가면서 조금씩 불쾌해지는거다.
네. 라고 끊으면 정 없이 보일까 봐
네~ , 네에~ 다양히 변주해가며 애를 쓰고
^-^, ^^, :) 등 이모티콘을 수 십 개보내는나와는 달리
그는 너무 담백했다.
네.
상처받았어, 나.
뭐랄까. 그러니까 이 상황을 표현하자면.
맛집 식당에 기분 좋게 찾아가서 "뭐가 맛있나요?" , "저 멀리서 어렵게 왔어용~" 하며 사람 좋게 웃는데 식당 주인이 그러거나 말거나"주문부터 하쇼" 하는 상황. 아쉬운 건 넌데, 내가 왜? 하는 느낌? 툭 하고 너와 나의 거리는 여기까지야 하는 선긋기에 당한 기분?
감정을 골라내보자면
배신감과 서운함, 억울함이 밀려오는 기분.
원래 직장에서는 거리를 두는 게..
그런데 이 녀석이 뒤이어 제대로 화룡정점을 찍어버렸다.
"고맙습니다."
고. 맙. 습. 니. 다???
그때 나는 확신했다. 나를 하대한다!!!
너 따위에게는 감사합니다 인사도아깝다는 뜻이다!!
에라이 고마워정도나 받아라하는 느낌!!
"야, 너 그거 열폭이다. 그게 왜 하대야. 그냥 고맙습니다가감사합니다보다편한 사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