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실장과의 대화, 토론, 논의 등 각종 말로 하는 모든 것이 끝나고 나면 예외 없이 모두가 불쾌감을 느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송실장은 다른 일이 있다며 자리를 뜬 순간, 남은 팀원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기분이 나빠. 왜일까? 왜 기분이 나쁘지?"
박 과장이 중얼거림을시작으로 테이블에 둘러앉은 팀원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맞장구를 쳤다.
"어머. 과장님도요?!!"
"앗. 저도 기분이 나쁜데. 저만 느낀 게 아닌가 보네요?!!"
송실장은아는 게 많았다(그렇게 보였다).
송실장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송실장을 두고 척척박사라니 해박하다느니 하며 입바른 칭찬을 해댔다.
하지만 한두 마디가 아니라 서너 마디 말을 섞다 보면 백이면 백 모두 말이 달라졌다.
송실장은 상대의 마음 저 귀퉁이에서 억울함, 불쾌감, 열패감 같은 감정을 끓어 올리는 재주가 있었다.
그러니까 송실장은 늘 이런 식이었다.
"아냐.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거 아냐! 이게 맞아. 내가 알아."
"틀렸어! 내 말대로 해!"
그렇단다 본인이.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박 과장이 마케팅 회의 도중에 밴드웨건 효과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송실장이 박 과장의 말을 끊고서 장황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아니지 그건 그게 아니지. 밴드웨건 효과가 아니라 그건 모방 효과로 설명해야 하지."
송실장의 말에 박 과장이 웃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밴드웨건이 모방심리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같은 거예요, 팀장님."
그러자 송실장이 목소리의 톤을 높이며 화를 냈다.
"그게 왜 같아?! 엄연히 다른 거라고. 자네는 심리학 석사 학위까지 땄다면서 왜 그 쉬운 걸 구분 못하나."
박 과장은 당황스러웠다.
틀린 것을 맞다고 우기는 팀장을 '고쳐보려고'했지만 이내 마음을 접었다.
왜냐.
직장에서는 계급이 법이다.
고로 상사의 말은 곧 진리.
송실장이 된장을 보고 똥이라면 똥인 것이다.
송실장은 아는 사람도 많았다.
누가 유명해지면 먼 친척,
누가 승진하면 호형호제하는 사이란다.
또 대단한 누구, TV에 나오는 누구에게도 송실장은 출신 학교를 붙이고, 고향을 붙이고, 가끔은 같은 성씨임을 붙였다.
“느그 서장 남천동 살제?! 어?! 내가 임마! 느그 서장이랑 임마! 어저께도! 어?! 같이 밥 묵고! 어?! 사우나도 같이 가고! 어?! 이 XXX야 다 해쓰 임마!”
거의 최익현 빙의수준.
가끔은 '지식'이나 '사람'이 아닌 '기억'에서도송실장의 '내가 맞아' 버릇이 나오기도했다.
이번 피해자는 민 차장이었다.
"자네 지난번 프로젝트에서 조모상 때문에 중간에 하차했었지? 아까 부서장님이 이번 프로젝트에 경험자 넣고 싶으시대서 추천인에 자네는 뺐네."
"네에?!!!!! 저 그때 마지막에 조인했잖습니까. 상조 휴가 하루 덜 쓰고 나와서 마무리 제가 했는데요?!!!"
"아냐. 그때 자넨 막판에 와서 숟가락만 얹었지 제대로 한 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해. 내가 알아."
민 차장은 기가 막혔다. 프로젝트의 ppt를 만든 것도 그녀였고, 배포용 보도자료를 쓴 것도 그녀였다. 하지만 송실장은 '상조 휴가'만 기억하고 있었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었다. 송실장의 기억 오류를 바로잡는 건 불가능했다.
"그 인간은 뉴튼 앞에서도 네 이론은 만유인력의 법칙이 아니라 아이폰의 법칙이라고 우길 인간이야!!!!!"
민차장과 박과장은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에 마주 앉아 술을 들이켰다.
둘은 옳았지만 송실장앞에서는 늘 틀렸고, 매일이 잘못이었다.
특징
강박적으로 자신의 유능함을 내세워 다른 사람과 비교해 우월감을 느끼는 부류. 이들은 자신이 똑똑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하며, '당신과 나는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이들을 리더를 둔 조직의 직원, 팀원들은 이들이 자신을 망신준다고 생각해 마음의 상처를 입지만, 사실이 공격성은 남이 아닌 자신에게 향해 있다. 무시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자신의 무지와 무능력을 감춰야한다는 불안감. 이것이 이들의 기본 심리다.
자신에 대한 애정이 과도한 만큼 쉽사리 남의 시선에 상처를 받거나 분노하는 모순된 면을 지니고 있다. 재능을 향한 집착과 동시에 열등감, 무가치하다는 감정을 깊게 느끼고 있으며, 현실적으론 실현 불가능한 내용의 성공욕구와 주위사람들로부터의 인정과 관심을 받기 위해 애쓴다.
나르시시스트들이 이상적인 리더로 비춰지기 쉬운 것은 그들이 결과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스트들의 창의성은 다른 사람들보다 높지 않고, 단지 생색을 잘 내는 것이며, 나르시시스트들이 타인의 의견을 너무 자주 묵살하고 탈취하기 때문에 조직에 나르시시스트가 많으면 조직의 창의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연구들에 따르면 나르시시스트들이 창의적이고 좋은 리더처럼 보이는 이유는 순전히 그들의 이미지 관리가 철저하고, 좋은 단어들을 유리하게 쓸 줄 알며, 화려한 언변능력을 갖고 있고, 자신의 이익을 내기 위한 일에서 유능하기 때문이며, 이런 이유로 우리가 알고 있는 리더상, 창의적인 사람의 모습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들의 첫 이미지는 황홀하고 단점이 없고 대단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거역하거나 그들보다 눈에 띄는 것은 용납되지 않을 수 있다.
1. 성취와 재능을 과장하고, 이룬 것보다 뛰어나게 여겨지기를 기대한다. 2. 성공, 능력, 탁월함, 아름다움,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끝없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3. 자신이 특별하고 독특하다고 믿으며, 특별하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들만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따거나 그들과 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과도한 칭찬을 바란다. 5. 자신은 이유없이 특별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거나 그런 기대가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6.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이용한다. 7.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나 필요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8. 때로 다른 사람들을 질투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질투한다고 생각한다. 9. 오만불손한 행동과 태도를 보인다.
-출처 : 내 주변의 싸이코들, 두에인 L 도버트, 황소걸음
대하는 법
정신분석학에서는 이들을 두고 '자기애성 성격장애'라고 본다.
이들은 매우 자기 중심적이며 다른 사람들의 아픔, 기쁨, 슬픔 등의 감정을 공감하는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 이들은 자신이 능력이 뛰어나고 늘 옳으며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궃은 일은 무조건 남을 시키고, 그 다른 사람이 희생을 하거나 피해를 입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들과 잘 지내려면 자신을 지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음은 그렇지 않더라도 겉으로라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 옳고 그름, 싫고 좋고를 분명하게 표현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일방적인 을의 관계가 되기 쉽다.
비판하고 충고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절대 해서는 안된다. 이들은 당신의 조언을 수용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빌미로 당신에게 피해를 줄수 있다.
단, 이들은 겉으로는 단단하고 자신만만해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안하고 나약하며 질투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