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리스 Dec 16. 2019

뭐든지 시키고, 당하기만 하는 국회-이중피동

이걸 글이라고 썼습니다(3)



시간은 '주어진' 것,

총의나 결론은 '모아진' 것이며

국민은 '나눠진' 것이란다.




우리도, 그들도 정말 눈물겹게 수동적이다.


어떤 일에 있어서 정당성은 확보해야겠고

국민들께 변명은 해야겠으니

하나의 피동형으로는 부족하다 느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누군가의 어깨에 올라타듯  남의 이름을 빌려서는

'모인 것''모아진 것'으로

'닦은 것''닦아진 것', '보인 것''보여진 것'으로

온통 '이중피동'이다.


이제는

국민을 둘로 쪼개 나눠놓고

국민이 '나눠졌다'고 서로를 탓한다.


심지어 시간도 '주어진 시간' 이란다.


도대체 시간을 준 사람이 누구란 말인가.


쓸데없이 시적인 표현을 남발하는 국회.

준 사람은 없는데 받은 사람은 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힌 정치 언어다.






 정치는, 정당은

다른 어느 곳보다 능동적이어야 한다.


사전에서 정의하는 본래적 의미가 그렇고

법이 규정하고 있는 우리의 의무가 그렇다.

  


[정치]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                                                           


[정당법]
제2조(정의)
"정당"이라 함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을 말한다.



국가 권력을 행사하는 '활동'으로서,

국민의 '자발적 조직'인 정당은

남 탓보다는 내 탓으로,

남 손이 아닌 내 손으로

기꺼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국민의 힘을 빌리고 싶고, 국민의 이름을 빌리고 싶을 때

피동형을 자주 썼던 것 같다.


겉멋 부리기 전에

기본부터 챙길 일이다.


진심이 '담겨진' 글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글을 써야 한다.


 





이중피동.                                                                             

주어가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의하여 움직이는 것을 이중으로 표현한 것.


나뉘어지다(나뉘다), 모여지다(모이다), 믿겨지다(믿기다), 보여지다(보이다), 잡혀지다(잡히다), 쓰여지다(쓰이다), 읽혀지다(읽히다), 찢겨지다(찢기다), 잘려지다(잘리다), 잊혀지다(잊히다), 꺾여지다(꺾이다).


하지만 틀린 표현은 아니라는 것이 국립국어원의 결론이다.



하지만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겠다.

글은 간략할수록, 명확할수록

좋은 글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따러 가는 것이 달이었던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