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산다'는 것의 의미
제 삶을 배낭을 메고 나아가는 여행에 비유한다면, 그 배낭 안에는 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 넣고 걸어가고 싶어요. 하지만 현실이 생각처럼 되지는 않죠. 회사는 제게 필요한 많은 것들을 제공해 줍니다.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월급, 복지혜택, 사회적 지위 등이 있겠죠. 하지만 필요하지 않은 많은 것들도 강요당하게 되죠. 먹고 싶지 않은 술, 의미 없이 반복되는 업무, 결국 변하지 않을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 등이 있겠죠. 생각해 보면 회사생활은 제가 필요한 것을 받는 조건으로 의미 없는 많은 것들을 짊어지고 가는 여정인 것 같아요. 필요한 것과 가치 없는 것, 이 모든 것들을 짊어지고 가느라 헉헉 거리는 거죠.
회사를 다니며 꿍꿍이를 가진다는 것
'회사를 다니며 꿍꿍이를 가지는 것'은 제가 회사생활에서 '가치 없다고 생각한 것들'을 '가치 있는 것들'로 바뀌게 해 주었어요. 직장 생활의 많은 부분은 회사를 나가더라도 동일하게(혹은 더 가혹하게) 적용되는 부분이 많을 겁니다. 직장이라는 환경을 다른 업종을 하는 사람의 시야로 본다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의미 있는 것들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직장을 앞으로 제가 겪어야 할 일을 종합적으로 가르쳐 주는 일종의 ‘사관학교’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저는 지금 사관학교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는 중입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죠.
1. 진상 손님 처세술 : 회사 내 이기적이고 짜증 나게 하는 사람들(=진상 손님). 그들 앞에서도 차분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는 중.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말이라도 일단은 들어주는 것이 중요함.
2. 협업 :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 속에서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배우는 중. 타협이 완료되었더라도 사람마다 내용을 다르게 이해할 수도 있고, 기억이 왜곡될 수도 있기에 회의록을 작성하고 공유하는 것은 중요함.
3. 돌발상황 대처법 : 돌발상황에 짜증을 내면 건강만 해친다. 당황하지 않고, 스트레스받지 않고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서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음. 주요 과목이라 회사에서 매일 가르쳐 줌.
4. 주말출근 : 주말출근은 최대한 지양해야겠지만, 피치 못하게 해야 한다면 그 상황에 스트레스받는 것보다 그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좋음. 만약 자영업이나 다른 일을 한다면 주말출근은 당연한 것일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받지 않는 것이 필요함.
5. 리더십 : 아랫사람이 따르지 않는 팀장과 따르는 팀장을 보며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고, 어떤 행동을 보여야 하는지 배울 수 있음 (꼰대가 되지 않는 법)
이 외에도 단지 관점을 바꿈으로써 직장은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죠. 누군가가 자기 합리화라고 해도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꿍꿍이를 가진 후 직장이 있다는 사실에 더 감사하게 되고, 직장이 더 소중해졌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힘든 시기에 고정적인 월급을 받으며 머무를 곳이 있고, (신입 3년 동안은 죽을 고생 했지만) 꿍꿍이를 가질 여유가 있고, 그러면서 앞으로 닥칠 일들에 대한 대처법을 배우며 미리 고민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직장생활'이 의미가 많음을 알게 되었죠.
시간을 관리하고, 먹는 것을 관리하고, 환경을 관리한다는 것
앞서 기재한 '변해야 했다'시리즈의(새벽 기상, 식단관리, 환경관리) 요점은 '그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그러한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켜야 한다'라고 할 수 있어요. 새벽 기상으로 차분하게 아침을 시작하게 되었고, 식습관을 개선해서 좋은 컨디션을 지속하게 되었고, 환경을 관리함으로써 제가 하고 있는 일에 좀 더 몰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를 통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의 환경에서 더 많은 시간을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하루를 산다는 것
직장인들이 느끼는 공통적인 감정중 하나를 꼽자면 아마 '부질없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회사생활은 어차피 변할 것이 없는데 '내가 왜? 굳이 왜? 잘할 필요 있나?'라는 감정이 생기는 것이죠. 의미가 없기에 보람도 없고, 보람도 없기에 의지도 없게 되죠. 의미 없는 삶은 참 무료했던 것 같아요. 무료하게 멈춰 있었기에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많았습니다.
변해야 했고, 그렇게 변함으로써 제가 얻은 것은 '하루를 산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에요. 제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의미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의미를 찾았기에 보람을 느끼게 되고 더 잘하고 싶은 의지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또 고민하며 하루를 살아가기에 삶에 재미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미래가 항상 밝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기대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걱정은 대부분 사라지게 되었어요.
혹시 직장 생활의 부질없음에 질려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한 번 제안하고 싶습니다.
'자신만의 꿍꿍이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