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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eVet Jan 05. 2019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단골집의 미국 지점.

익숙하지만, 약간은 새롭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흥미로운 영화이다. 우리나라 아침드라마에서 수도 없이 봤을 이야기들을 되풀이하는데, 나름 소소한 즐거움이 알알이 박혀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 영화의 디테일이었다. 중국계 미국인인 주인공 '레이첼 추'는 전형적인 미국식 영어를 쓴다. 아스트리드의 남편인 마이클은 평민 출신이기에 중국식 영어를 쓴다. 하지만 주인공의 남자친구인 '닉 영'을 비롯한 이른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들은 다르다. 그들은 전부 영국식 영어를 구사한다. 영국식으로 교육받고, 영국식 귀족 문화를 향유하는 그들과 주인공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하지만 확실하게 보여주는 흥미로운 디테일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가 아쉽긴 하다. 주제 면에서 구시대적 관습을 비판하는 듯 하지만, 그러기엔 스토리텔링이 구시대적이다. 뻔한 스토리에 반전이라고 있는 것은 2가지 정도인데 복선 하나도 없이 갑자기 튀어나와 관객을 당혹스럽게 할 뿐이다. 그나마 한 가지는 설정 상으로 이해가 가능하지만, 하나는 이야기를 위해 굳이 준비한 느낌이라 좀 아쉬웠다.


 그러나 이 영화는 뻔한 스토리는 기저에 깔고, 눈으로 즐기는 영화이다. 그런 면에서, 제 몫을 해낸다. 이들이 얼마나 부자인지 눈으로 대리만족하는 것이 꽤 맛깔나다. 볼거리 면에서 이 영화는 자신이 '할리우드 영화'라는 것을 잊지 못하도록 한다.


 또 주인공이 '닉 영'이 아니라 '레이첼 추'인점,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주인공을 담고 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백인 주인공이라는 스테레오타입을 한 번 집어던지고, 남성 주인공이라는 스테레오타입을 한 번 더 벗어던진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적으로 시사하는 바또한 크다.


 솔직히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지루할 틈은 없다고 생각한다. 익숙한 이야기는, 즉 전통은 전통인 이유가 있는 법이다.




- Cinev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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