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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eVet Jan 06. 2019

<호두닦이 인형과 4개의 난국>!

총체적 난국이었던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배경이미지 -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목이 자극적이다. 어그로를 끈다기보다, 이 영화를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다. 매캔지 포이의 미모, 쥐 캐릭터의 귀여움, 발레 장면,  등장 여성 캐릭터들의 주체성. 이 4가지 말고는 건질 것이 전혀 없는 영화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자면, 형편없었다. 영화에는 4개의 왕국이 있는데, 사실 4개의 '난국'이다.


 첫 번째 난국은 '비주얼'이다. 영화에서 그나마 호평받는 부분이 비주얼이라 의아할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비주얼도 글쓴이는 불만족스럽다. CG티가 과하다. 캐스팅을 보나, 영화의 개봉 시기를 보나, 홍보 규모를 보나 이 영화는 디즈니의 플래그쉽 상품이 아니다. 쉽게 말하자면 '디즈니의 저예산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CG티가 과하게 난다. 배우와 배경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뤄야 여러 시각 효과들이 아름답게 다가올 텐데, 그러기도 전에 이질감과 찝찝함이 먼저 찾아온다. 또 캐릭터 의상도 굉장히 촌스러웠다. 과한 원색 사용과 과한 장식들. 주요 대상 관객층을 유치원생으로 잡고 영화를 만들었다면, 그건 성공이라 말해주리라.


 두 번째 난국은 '액션'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경악한 부분이 바로 액션. 액션을 너무 못 찍어서, 화가 난다기보다 웃음이 튀어나온다. 배우진을 보면 알겠지만 매캔지 포이는 액션을 찍어본 경험이 거의 없고, 헬렌 미렌이 몸을 굴려 가며 액션을 찍기엔 나이가 있다. 그나마 액션을 찍을 만한 배우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 활약했던 키이라 나이틀리와 호두까기 인형을 연기한 신인 배우 정도인데, 이 신인 배우마저 액션 연기를 못한다. 그럼 이렇게 배우가 액션을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촬영과 편집이 살려야 한다는 사실은 지나가는 초등학생도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둘 다 말끔하게 버렸다. 만약에 모든 액션 장면을 한 테이크로 끝냈다면, 납득을 고려해보겠다.


 세 번째 난국은 '연기'이다. 매캔지의 연기는 준수했다. 가끔 표정이 단조롭다는 생각은 들었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헬렌 미렌과 모건 프리먼은 연기 평가가 불가능할 정도로 비중이 적었다. 사실 러닝타임이 100분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몇몇 배우들의 비중 증발은 예상했다.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지만, 배우 비중만 문제인 것은 아니니 치차 해두자. 키이라 나이틀리의 연기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개인적으로 캐릭터성이나, 기존 키이라 나이틀리의 배역들을 고려할 때 상당히 신선했다. 좋은 쪽으로. 나머지 배우들은... 특히 호두까기 인형을 맡은 배우의 모토가 '여백의 미'였던 것일까. 국어책 낭독을 할 때의 표정이 오히려 다양할 것 같다.


  마지막 난국은 '스토리'이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액션과 더불어 최악의 극단을 달린다. 거짓말 안 하고, 206분짜리 다큐멘터리인 <뉴욕 라이브러리에서>가 더 흥미롭고 재밌었다. 그나마 오프닝은 비주얼도,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다. 환상 세계로 넘어가면서 급전개, 감정 전달 부족, 클리셰 탈피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현된 클리셰 등등등... 심지어 앞서 말한 발레 장면도 장면 자체는 괜찮았지만 영화와 너무 이질적이었다. '환상 세계'보단 '환장 세계'가 더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결론을 짓자면, 100분짜리 매캔지 포이 화보 영상이다. 이 영화를 돈 주고 보지 않고, 시사회에 당첨되어서 본 내가 대견스럽다가도, 이동하는데 걸린 시간과 영화에 투자한 100분을 생각하면 얌전해진다. 디즈니는 언제쯤 제대로 호평받는 실사 영화가 나올까? 존 파브로 감독의 <라이온 킹> 실사 영화에 기대를 걸어 볼 뿐이다.




- CineV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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