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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eVet Sep 18. 2018

추석 극장가의 승자 예측 : <안시성>

우직함이 돋보이는, 든든한 블록버스터.

[커버 이미지 - <안시성> 포스터 ⓒ (주)NEW]


필자는 지난 12일,

시사회를 통해 영화 <안시성>
미리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스포일러가 없
후기를 남겨본다.


필자가 시사회 당시 수령했던 표, 그리고 캐릭터 카드 굿즈.


1.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캐릭터


먼저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를 논하자면,

캐릭터는 아쉽지만 연기가 준수한 편이다.


조인성이 장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
충분히 이해한다.

그의 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장군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 영화는

조인성을 장군에 맞추지 않고,

장군을 조인성에 맞추는 방식으
캐릭터를 구축한다.


▲ <안시성> 포스터 ⓒ (주)NEW


이 방식이 가능했던 이유는

이 장군이 '양만춘'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는 양만춘에 대한 기록
별로 남아있지 않아,

그가 어떤 인물인지 추측하기 어려운 대신,

그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데에는

제약이 사라진다.


그래서 영화는 우리를 초반부에

당황하게 만든다.

우리 상상 속 권위적 장군은 온데간데없고,

진흙탕에 빠진 마차 꺼내는 것을 돕거나

지나가는 성민들에게 농담을 건네는 등

소탈하면서도 친근한 모습을,

'조인성'이라는 배우
좀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식의 양만춘의 캐릭터 구축 과정이

상당히 설득력 있고 자연스러워서,

영화 초반부에 적응하고 나면

후반부에는 신경 쓰지 않고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중간에 연설 장면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흥미롭고 좋았던 캐릭터이다.

 

▲ <안시성> 스틸컷 ⓒ (주)NEW


또, 다른 배우들도 자신의 몫을 다한다.


솔직히 남주혁 배우의 연기 걱정을 좀 하면서

영화를 봤는데 예상보다 준수해 놀랐다.

초반부에 표정이 살짝 고정적이라
느낌을 받긴 했지만

뒤로 갈수록 자연스럽고,
목소리도 캐릭터의 톤과 어울린다.

 

같은 맥락에서 설현도 제 몫을 다한다.


'잘한다'는 평까지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필요한 만큼 한다'고는 말할 수 있다.


물론 설현의 연기가 아닌, 캐릭터 자체는

비중이나 설정 등 아쉬움이 조금 있지만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는 만큼

이 이상의 분량을 차지하지 않은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배성우를 비롯한 나머지 조연들은

이미 다양한 작품에
연기력을 증명배우들이라 그런지

영화 전반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박병은과 오대환이 맡은 두 캐릭터이다.

 둘의 티격태격이 재밌고, 보기 좋지만

분량이 좀 많지 않냐는 생각이 드는,

조금 튀는 캐릭터들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또 성동일의 캐릭터는 진부하고,

박성웅의 중국어는 결과물이 살짝 아쉽다.

그래도 전체를 중국어로 연기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그의 노력이 빛난다.


▲ <안시성> 스틸컷 ⓒ (주)NEW


가장 아쉬운 캐릭터는 바로 신녀이다.

신녀의 경우는 설명도 부족하고,

행동에 개연성이나 당위성이 부족해

가장 답답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캐릭터였다.

 

대신 이로 인해 남주혁의 캐릭터
빛을 발하게 되는데,

이는 스포일러니 넘어가려고 한다.

 

각본이 살짝 별로이다.

대사가 오글거릴 때가 꽤 많고,

'이 대사는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싶은 대사들이 꽤 있었다.


아마 캐릭터들의 문제는

이런 아쉬운 각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한다.

 

그래도 연기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좋은 얘기를 더 많이 해주고 싶다.




2. 스토리, CG, 그리고 액션.
  

그다음은 스토리이다.

 

스토리는 이 영화의 요소들 중에서

가장 아쉽지 않았을까.

 

사실 전체 스토리를 요약하자면

'안시성을 무너뜨리러 온 이세민과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

두 인물과 그들의 군사들이 싸운다'이다.

주조연들의 서브 스토리를 빼
이것뿐이 남지 않는다.

 

결국 이 영화에서 가장 주를 차지하는 것은

'전투신의 스토리'.


▲ <안시성> 스틸컷 ⓒ (주)NEW

 

그런데 후반부 전투신을 보고 있자면,

군사들을 따라서
관객도 지치게 되는 경향을 보인다.

 

압도적인 물량을 쏟아부
시각적 쾌감은 상당하
후반부로 갈수록,

전투신의 패턴 어느 정비슷해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다채로운 공성병기와

다양한 형태의 전투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시도는

이 영화를 좀
박진감 있는 영화로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이 영화가 추구하는 우직함에 있다.

 

보통 대부분의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아무리 액션 영화라도,

일정 기준치라도 있는 듯

정량적인 멜로와 신파가

들어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부분들을 비교적 덜어내고

오롯이 전투신에만 집중한다.

 

멜로도 비중이 적고 담백하며,

신파도 특정 캐릭터의 스토리를 제외하면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우직하게 '전투'하나만 밀고 나가는,

진한 매력이 있는 영화이다.


마지막으로, CG와 액션.

 

CG는 진짜 이런 규모
한국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정말 거대한 규모의

액션과 전투들을 선사한다.


▲ <안시성> 스틸컷 ⓒ (주)NEW

 

특히 이세민의 20만 대군이라든지,

견고하고 높은 안시성의 모습이라든지

규모감을 상당히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성벽에 붙어서 전투하는 장면들은

'높이감이 강조되는 IMAX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생길 정도로

웅장한 맛이 있었다.

 

또 액션 장면들은 투박하고,

촌스러운 느낌이 있지만

확실한 쾌감이 있다.


액션 장면 촬영에 사용된 '로봇암' 사진 - ⓒ (주)NEW


이 영화의 액션은

<300>처럼 '스피드 램핑' 액션
연속적으로 보여주는데,

뒤로 가면 살짝 질리는 느낌이 있지만

충분히 오락성 있
액션의 쾌감을 확실하게 전달한다.

 

이런 면들에 있어서 기술적으로
이 영화는 준수하다고 생각한다.

   

▲ <안시성> 포스터 ⓒ (주)NEW


이런 장점들을 놓고 볼 때,

이번 추석 극장가의 승자는

<안시성>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 CineV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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