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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eVet Sep 29. 2018

진짜 '뷰티 인사이드', <에브리데이>

껍데기는 보내고, 꽉 찬 알맹이를 사랑하기를.

※ 본 후기에는 <에브리데이>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후기에 들어가기 앞서,

이 후기는 <뷰티 인사이드>와의

비교를 위주로 작성된 후기임을 알린다.




이번에 시사회를 통해

<에브리데이>를 먼저 접했다.


이번 영화는 한국 영화,

<뷰티 인사이드>와 많은 접점이 있다.


바로 주인공의 모습이 매일 바뀐다는 점.


하지만 이 영화는 <뷰티 인사이드>와는

설정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



▷ 주인공 'A'는 매일마다

'자신의 모습'변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다. ◁



▲ <뷰티 인사이드> 스틸컷 ⓒ (주)NEW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우진'이라는 인물이 실재한다.

우진은 '남성'으로 자신을 자각하고 있고

매일의 모습은 다르지만

낳아준 부모님도 실재하시고,

본인의 몸이 존재한다.


▲ <에브리데이> 스틸컷 ⓒ (주)그린나래미디어


<에브리데이>'A'를 보자.

그는, 아니 일단

'그'라고 할 수도 없다.

A는 본인이 남자이면서,

또 여자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A는 본인의 신체가 없다.

또 A의 말에 따르면 부모님 없이,

태어났을 때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먼저, 두 영화의 주제는 모두 동일하다.


외적인 아름다움보다,
내적인 아름다움이 중요하다.

그리고 두 영화 모두 이 주제를

'모습이 바뀌는 사람'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설정의 차이 때문에,

두 영화의 주인공은

결말에서 다른 선택을 한다.


▲ <뷰티 인사이드> 스틸컷 ⓒ (주)NEW


우진은 우진으로 살았다.

그는 매일 얼굴이 바뀌었지만

언제나 우진의 생각으로,

우진의 마음으로 살았다.

우진은 단 한 명이었다.

다음날 여자의 모습으로 깨도,

다음날 외국인의 모습으로 깨도,

우진은 항상 같은 자리에 있고

안정되어 있다.


▲ <에브리데이> 스틸컷 ⓒ (주)그린나래미디어


A는 아침에 깨어날 때마다

깨어난 몸의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A는 다양한 사람들의

'내면을 경험'하고,

여러 군상을 이해하는 인생을 살았다.

A는 여러명이었다.

다음날은 연애 한 번 못해본

여자애로 깨어날 수도 있고,

여우짓하는 남자로 깰 수도 있다.

A가 자란다면 다음날에

유부남으로 깨어날 수도 있고,

비혼주의자 여성으로 깰 수도 있다.

A는 항상 다른 곳에 있고

정처 없이 떠돈다.


▲ <뷰티 인사이드> 스틸컷 ⓒ (주)NEW


우진은 이수를 사랑했다.

우진은 이수를 만나기 시작했고,

항상 다른 모습이었지만

같은 자리에서

같은 사람으로 이수를 사랑했다.

중간에 갈등을 겪지만,

결국 안정된 사랑을 찾는다.


▲ <에브리데이> 스틸컷 ⓒ (주)그린나래미디어


A는 리아넌을 사랑했다.

A는 리아넌을 만나기 시작했고,

항상 다른 모습이었다.

리아넌과 만나는 사람의

본질은 항상 A였지만,

A는 항상 다른 곳에서 왔고,

A는 결국 다른 사람이었다.

A는 절대로,

안정적으로 사랑할 수 없다.


▲ <뷰티 인사이드> 스틸컷 ⓒ (주)NEW


우진은 모습이 변했다.

우진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잘생긴' 사람으로 나타났고,

이것이 영화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의도가 그렇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오해를 살만하다.


▲ <에브리데이> 스틸컷 ⓒ (주)그린나래미디어


A는 사람이 바뀌었다.

A는 리아넌과 언젠가는

이별을 해야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다양한 모습으로 리아넌을 만나다가

'내면'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일 때

리아넌과 이별을 고하고

그에게 그 후의 리아넌을 맡긴다.




▲ <뷰티 인사이드> 스틸컷 ⓒ (주)NEW


<뷰티 인사이드>의 장점은

감성 넘치는 영상미와

아름다운 주·조연 배우들,

그리고 해피엔딩일 것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영화는 스스로가

주제를 흐려버리는 자충수를 뒀다.


▲ <에브리데이> 스틸컷 ⓒ (주)그린나래미디어


<에브리데이>는

단점이 꽤 있다.

각본이 썩 좋지 않고,

연기가 어색한 배우들이 꽤 있으며,

이야기의 흐름또한 종종 아쉽다.


하지만,

A는 우진보다 성숙하고

이 영화는 <뷰티 인사이드>보다 성숙하다.

이 영화는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전해야할 지 알고 있으며,

주제에 집중한다.


덕분에,

A와 리아넌의 이별

새드엔딩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찬 시작을 알리는

해피엔딩이다.



당신은 오늘
어떤 내면으로 살아가는가?

- CineV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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