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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문철 May 19. 2020

정작 작가는 독자에게 시간을 못준 책

이기주, "사랑은 내 시간을 기꺼이 건내주는 것이다"

이기주, 사랑은 내 시간을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다. 


음 이 책을 감히 평가 한다면 정작 작가는 독자에게 시간을 못준 책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야 작가가 시간을 들이지 않은 느낌이 드니깐...왜냐면 감히 말한다는 점에서 이 책에 수록된 글 중에 "언어의 온도"에서 나오는 책이 그대로 나온다.


사랑은 내 시간을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다
언어의 온도

물론 실수라고 여길 수 있다. 아니면 많은 책을 저술 했기에 자신이 쓴 지 모르고 한번 더 적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거 치고는 전자는 출판 과정에 검토를 거치지 않았을 리 없고 후자는 그 내용이 철자 하나 틀림 없이 동일하다.


분명 이기주 작가는 대단하다. 책을 읽다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내용이 하나는 꼭 나온다. 물론 나는 두개나 찾음^^


그러나 언어의 온도에서 나온 글을 한번 더 적었다는 사실은 작가의 성실함과 같은 부분을 의심하게 된다. 나는 이 책을 빌려봤기에 서운함만 남았겠지만 이 책을 직접 사서 보는 사람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생각은 이내 이 책에서 나오는 글들이 작가가 저술한 수많은 글들에서 가져왔을 거란 의심을 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언어의 온도에서 글을 하나 가져왔다면 다른 책에서 가져오지 않았으리라 하는 말은 없기 때문이다.


그건 곧 작가를 향한 믿음과 연관된다. 신뢰 받지 못하는 글이 어떠한 의미를 독자에게 줄 수 있을까?

성실하지 못한 작가의 글은 독자에게 신뢰를 줄 수 없고, 신뢰를 주지 못한 글은 의미를 주지 못한 글이 된다.


사랑은 내 시간을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작가는 정작 독자에게 시간을 건네주지 않았다. 그러한 실망감 속에서 의미를 건네받지 못한 글은 이 책을 사서 본 사람들이 쓴 돈의 흐름만 알 수 있게 한다.  


이정도 되면 사실상 컨셉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 이 책은 언어의 온도를 비롯하여 다른 책에서 발췌, 인용했습니다." 라고 나와야 하는거 아닐까? 그러나 책 어느 서문에도 그런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라고 적었는데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나는 "책 서문에 그런 내용이 없다"라고 말했지만 사실 표지에 보면 이기주 작품 "앤솔로지"라는 것이다. 그 말은 이기주 작가의 "베스트 앨범"처럼 보면 좋을 거 같다. 인기가 많은 영화나 노래가 재개봉, 재발매 되는 것처럼 이기주 작가 글 중에 인기가 많은 글들을 엮어놓은 것이다.


어쩌면 "신간"이라는 말에 꽂힌 내 왜곡이 작가의 의도를 가리지 않았나 싶다. 그런 점에서 베스트 앨범이라는 의도를 가지고 엮어 놓은 것이니 책의 의미 또한 있을 것이다. 누군가 좋아하는 글을 모아 놓은 것은 의미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피드백을 받았기에 이 글을 삭제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오해를 푸는게 맞지 글 삭제는 도리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느낀 바를 전체 수정하기에는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한다는 일이 쉽지 않기에 추가해서 적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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