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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 이별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에게

우리의 시간은 마음의 시간

by 신문철

언젠가 여자친구랑 한강 다리를 걸을 때였다.

열심히 손부채를 하면서 문득 시선을 둔 곳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너희 사랑이 얼마나 갈 것 같니?
한 달? 일 년? 언젠가 헤어진다

단순히 커플이 부러운 익살스러운 장난일 수 있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기 두려워하는 이유는

이 마음이, 감정이, 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있다고 했던가,

끝을 생각하자면 결국은 이별이 종착 역임을

너무나도, 그 누구도 잘 알고 있다.


근데 이런 불안은 '만남'을 가지기도 전에

불현듯 떠오른다. 따라서 누군가와 신뢰를 쌓기도 전에 만남을 기대하기도 전에 벽을 쌓는 아이러니함을 보인다.


덜 사랑하려 하고 덜 주려고 하고 덜 의지하려 하고

나중에 있을 이별을 대비하며 자신이 상처 받지 않게끔

적정선에서만 사랑하려 한다.


문제는 '언젠가 끝날 사랑'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에 사랑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아닐까 싶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시간을 물리적 시간인 '크로노스'와 마음의 시간인 '카이로스'를 구분한다. 그런점에서 사랑을 볼 때 '물리적 시간'보다는 '마음의 시간'으로 보기를 바란다


과거의 현재는 기억이고 현재의 현재는 관찰이며 미래의 현재는 기대입니다.
-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중에서 - p.418


한 시간, 두 시간, 한 달, 일 년은 물리적 시간 구분이지만 우리 안에 있는 마음의 시간은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그럼 서로가 사랑하면서 그 시간이, 현재가 여전히 '기대'된다면 미래는 영원하다. 물리적 시간의 불안으로 인해서 기대감을 낮추지 말아야 한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몇 년 뒤에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현재에 나와 관계하는 이 사람과의 시간이 기대가 된다면 그 미래는 불안하지 않다.


그러니 만남에 이별을 먼저 걱정하기보다는

겁먹지 말고 더욱 기대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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