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문철 Jan 23. 2019

"말과 사물", 미셸 푸코

한줄요약 : 언어 속에 잠재되어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기

미셸 푸코, 말과 사물


과학과 문화의 발전으로 인해서 '언어'가 두드러지게 된다. 소쉬르와 라캉, 알튀세르를 거쳐서 구조주의적 생각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언어의 역할은 그 자체가 하나의 명사를 지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전달수단이 된다. 물론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미셸 푸코는 '구조주의'가 아니다. 실제로 말과 사물을 보다 보면 소쉬르나 알튀세르와 같은 구조주의적 특색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언어'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특징은 분명하다. 고전시대와 근대를 거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언어가 가지고 있는 권력은 막강하다고 할 수 있다.

미셸 푸코, 말과 사물, 민음사, 2017

언어는 그 자체로서 이미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언어의 모습 속에서 시대의 모습과 형태와 권력의 의지를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서 그 안에 드러난 권력을 쉽게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구조 속에서 언어의 형태는 권력에 의지된 상태로 움직이게 된다.


푸코에 따르면 고대와 중세, 근대 그리고 현대의 담론은 불연속상에서 전이되고 생성된다.


푸코에 따르면, 고전주의 시대에 세상의 모든 사건들은 초자연적인 세계에서 보내진 신호로 해석되었다.
 - 사라 밀스, "현재의 역사가 미셸 푸코" 중에서 - p.126



특히나 푸코는 '에피스테메'의 개념을 가지고 언어 안에 드러나는 권력의 형태와 무의식적인 조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에피스테메는 서로 불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헤겔의 시대정신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인식한다는 것은 정신의 확실한 전개 과정에 의해 규정되어 있는 대로 정확히 말한다는 것이고, 말한다는 것은 가능한 한 동일한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이 강요하는 전범에 따라 인식한다는 것이다.
- 미셸 푸코, "말과 사물" 중에서 - p.142


말한다는 것은 그 시대 사람들이 인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지극히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우리 시대의 사고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언어를 들여다보면 지금 시대의 권력과 구조와 형태가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언어에는 유동성이 있고, 자리와 상황에 따라 격이 다른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하지만 누구나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 "~충"과 같은 줄임말들이 어떤 권력을 담고 있는지 푸코는 말해주고 있다.


고전주의 시대에는 기원의 지점에서만, 소리가 사물을 나타낼 수 있음을 설명하기 위해 언어의 표현 기능이 요구되었을 뿐인 반면, 19세기에는 언어가 그 자체의 경로와 가장 복잡한 형태에 따라, 축소할 수 없는 표현의 가치를 갖게 된다.

이때 언어가 무언가를 표명하는 것은 언어가 사물을 모방하거나 이중화하는 것으로 보임에 따라서가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근본적인 의지를 언어가 드러내고 해석함에 따라서 이므로, 이러한 표현의 가치는 어떤 자의성에 의해서도, 문법상의 어떤 규약에 의해서도 말소될 수 없다.
- 미셸 푸코, "말과 사물" 중에서 - p.402


결국 시대의 에피스테메가 인식의 경향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이를 통해서 현재의 지식 체계를 문제의식을 가지고 비판적으로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지식체계는 무의식적인 조건을 통해서만, 해석 가능한 담론으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언어구조, 담론은 사회적 제도와 연관된 언술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사회적 집합체에서 반항하는 노력들은 단순히 '운동권'이라던가, '정신병의 일부'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단순히 이익을 얻기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 자체에 대항하는 것이다.


즉, 우리는 푸코를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인식구조를 가지게 하는지, 그런 지식은 어디서부터 왔고, 어떤 형태로 생성되었는지, 그리고 그 지식은 과연 누구에게 봉사하고 누구를 차별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평점 : ★★★  (분명 대단한 책이지만 너무 어려워서 다시 봐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