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태, 대외비
볼 영화가 없는 와중에 각종 sns에 대외비 홍보가 엄청 뜬적이 있었다.
바이럴 마케팅이겠지만, 그래서 호감도가 더욱 많이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혹하는 마음에 본 적이 있다.
이렇게 홍보하는게 너무나도 싫은데 그러니까 오히려 궁금한 그런느낌?
실제로 댓글홍보나 이런 것도 영화에 대해서 극찬했으니까 그런걸 믿고 영화를 보기로 했다.
말 그대로 영화의 내용은 권력을 그리고 있다.
권력을 가진 자, 권력을 쟁취하려는 자, 권력 사이에서 희생되는 자
이런 형태를 가지고 영화를 풀어내는데, 아마 감독은 통수의 통수를 또 통수를 치는 그런 아무 재미진 느낌을 상상한게 아닐가 싶다.
통수의 통수를 맞고 또 통수를 치는, 더 나아가 결국 관객들이 도대체 처음이 뭐였지? 얘네들이 왜 통수를 치더라? 까먹게 만드는 그런 내용을 다루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런 마음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을 때 아무 무겁고 재미있는 느와를 영화가 탄생하리라 상상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영화를 까고보니 느끼는 점은 말 그대로 '대외비'다.
감독은 자신이 영화를 만든 이유와 그 주제를 관객들에게 대외비로 붙였다. 그것은 비밀이다. 따라서 관객은 도대체 이 영화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른다.
권력을 가지고 싶은 자가 더 큰 권력에 의해서 희생당하면서 그것을 견뎌이겨내고 조력자와 함께 더 큰 권력에 맞써 싸우면서 더 큰 권력의 통수를 치다가 조력자의 통수를 치고 그렇게 더 큰 권력을 받아들이는 영화다.
영화에 중요한 지점은 개연성인데, 아무리 내가 개연성을 포기한다고 하더라도 조력자는 왜 통수를 맞아야 했는지, 아 물론 죄수의 딜레마처럼 조력자가 배신을 할 가능성을 생각하게 됨으로써 그를 조력자가 아니라 희생의 카드로 사용해버렸다고 말하면 개연성은 어느정도 있겠지만서도 꼭 그렇게 풀어내야만 하는 질문이 계속 남는다.
따라서 이 영화는 대외비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