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영,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여운있어서 좋네
앞서 말한 소주제의 제목처럼 이 시는 형식적인 구조를 많이 갖추고 있다.
요새 마음에 드는 시집을 찾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이번 책도 그렇게 와닿는 구절은 없었다. 하나의 책을 읽고 불호라고 판단할 수는 있지만, 여러 책을 보고도 동일하게 불호라고 말한다면 그건 이제 내가 문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의 문을 열고 책을 읽어야 하는데, 요새 스트레스가 많은 건지 아니면 자격지심이 있는 건지 도통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책을 읽고 있다. 이번 책도 제목에 확 꽂혀서 좋은 마음으로 샀는데, 시집의 내용들이 꽤나 형식적이여서 너무 둔탁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내 안에 류시화라는 유령이 떠돌고 있어서 그런 듯 하다. 모든 기준을 여기에 두다 보니까 류시화가 아니면 만족을 못하는 몸이 되어버린건가...?
아무튼 이번 시집에서는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형식적인 구조로 싸여진 시들이 많이 나온다.
그게 신기하도록 정확한데 A-X-Y-A'의 형태다. 특히나 책의 제목인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라는 시에서 잘 드러난다.
시를 가슴깊이 묵상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문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물론 나는 문학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게 진짜인지도, 정확한지도 모르지만 초심자가 보기에도 직관적인 이 형태는 작가가 독자를 위해 어느정도 배려해준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의 출판시기를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많은 시의 내용이 세월호와 관련이 있다.
아마 그 시기에 출판된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가슴이 아픈 내용이 많이 있다.
벌써 몇주년의 시기를 거친 세월호는 그때 당시의 아픔과 지금 호소하는 감정은 조금 다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시집을 다시본다면 그때의 이야기가 그때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힘들어했었다는 감정을 다시금 확인해볼 수 있다. 어쩌면 이제 많은 사람들이 지쳐서 이 내용과 이런 감정에 대해서 원하지 않고 침묵하고 싶어하겠지만, 그 당시를 떠올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출판되어 역사적으로 남게 된 작가의 노력과 의지에 큰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