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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문철 Apr 09. 2019

"출애굽과 혁명", 마이클 왈저

한줄요약 : 출애굽은 정치의 의미와 가능성에 관한 것이다. 

마이클 왈저, 출애굽과 혁명 


1. 출애굽을 정치철학적으로 본다는 참신함

수업 시간에 교수님의 적극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책 이름으로만 보면 "아 또 신학책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 책은 사실 정치 절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뭐 성경과 제국 시리즈라고 함에 있어서 신학적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마이클 왈저는 신학자가 아니다.


마이클 왈저는 현대의 유명한 정치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 사람이 신학적인 관점이 아니라 정치철학적으로 출애굽을 다룬다는 것은 정말로 참신한 일이다. 물론 이 책이 지어진 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한국어로 번역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원서를 읽는 중요성...


신학적으로 출애굽을 읽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끄심을 보여주는 구속사적 관점이다. 선택받은 개인을 넘어서 이스라엘 민족 전체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건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출애굽은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역사성을 잘 드러내 준다. 


그것을 마이클 왈저는 신학적인 관점이 아니라 정치철학적으로 해석한다. 물론 '고통과 억압을 받는 자'에 대해서 '구원'을 의미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저 세상 너머의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체의 해결을 의미한다. 따라서 출애굽 사건을 '혁명'으로 읽는 것이며 그것이 현재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책도 얇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서 쉽게 볼 수 있다. 


2. "출애굽과 혁명"의 주요 내용 

2.1. 출애굽 이전의 고통과 억압

기본적으로 왈저는 역사에 있어서 신의 개입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출애굽 역사와 정치가 보여주는 패러다임에 집중한다. 불의에 처한 세속적 현실에 대한 해방을 추구하려 할 때 기본적으로 취해야 할 문제 모형을 출애굽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출애굽 이전에 상황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의 노예로 볼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는 스스로 원해서 한 행동이 아니다. 물론 자발적으로 노예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특히나 이스라엘 백성은 더 억울한 감이 없잖아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전쟁 포로로 잡힌 것이 아니었고, 결코 노예로 팔린 것도 아니었다. 이미 말했듯이 그들은 일종의 객이었다가 이주 노동자가 되었다.
- 마이클 왈저, "출애굽과 혁명" 중에서 - p.50


이스라엘 백성은 자유롭게 내려왔다가 올라갈 땐 아니었나 보다. 들어올 때는 맘대로 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해방을 기다렸을 것이다. 여기서 볼 수 있는 점은 성서가 그리고 있는 건 그들이 억압을 받았다는 점과, 잔혹한 지배를 받았고 폭군의 형식으로 지배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어떠한 보호도 없는 노예상태에 취해졌다. 휴식도 없고, 보상도 없고, 규제도 없고, 그들 스스로 가질 수 있는 목적도 없다.
- 마이클 왈저, "출애굽과 혁명" 중에서 - p.51


왈저는 앞부분의 서술을 통해서 그 상황이 얼마나 억압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나를 주장한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더 나은 세계를 바란다. 그것이 왈저가 보고자 하는 큰 핵심이다. 새로운 상황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편으로서 출애굽은 매우 중요하게 되는 것이다. 


2.2. 출애굽을 통한 혁명 

왈저가 보는 출애굽은 점진적인 혁명이다. 혁명이 점진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의 혁명성은 급진적으로 바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광야'를 거쳐야 하는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  


출애굽기와 그 이후 모든 해방투쟁의 위대한 역설은 이집트를 버리는 것에 관하여 백성들 안에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자발성과 비자발성이다.
- 마이클 왈저, "출애굽과 혁명" 중에서 - p.97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저 너머의 세상이 아닌 물질주의적인 세계관으로 해석된다. 고통을 받는 백성들은 구원을 바란다. 따라서 지금 현대인들이 어디에 위치했는지에 상관이 없이 그곳이 이집트가 된다. 따라서 더 나은 장소와 약속의 땅을 향한 점진적인 혁명이 중요한 것이다. 


이런 점을 보아서 왈저는 레닌주의를 비롯한 마르크스적 혁명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백성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점진적인 개혁, 즉 투표나 민주적인 방식을 통해서 지금 처한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은 바로 약속의 땅에 대한 의식이다. 


3. 반대로 정치철학을 신학적으로 본다면

왈저의 주장은 신학적인 텍스트를 가지고 정치철학적으로 해석하면서 정치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출애굽을 해석하고 있다. 기존의 관점으로 출애굽은 신의 인도였지만 최소한 왈저에게 있어서는 아니다. 


그렇다면 반대의 위치에서도 파악할 수 있다. 정치철학적인 것을 가지고 신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출애굽과 같이 내러티브로 나타나는 정치철학은 없지만 정치철학적 내용을 신학적으로 새롭게 해석할 수는 있을 것이다.




평점 : ★★★ (인생 책은 아닌데, 참신하다는 점에선 높게 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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