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자료폐기

떨어져서 올리는 공모전 낙선집

정민종 목사 추모집, 친구, 정민종

by 신문철

당신께서 잘 지내냐고 물어보신다면


Ⅰ.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다”

정민종 목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그 사람의 존재를 잊지 않기 위해 추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악행들이 자행되고 있는 지를 본다면 정민종 목사와 그의 친구들의 관계가 ‘하나님의 사랑’과 가까운지 알 수 있다. 독일의 유명한 신학자인 위르겐 몰트만은 성령의 사귐이 하나의 친구와 같다고 말한다. 성령이 활동하는 지평은 ‘친구관계’로 서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런 점에서 정민종 목사와 친구들의 관계는 몰트만이 말하는 친구관계에 가깝다. 그들이 기억하는 정민종 목사와의 순간들은 분명 성령의 활동으로 인해 다시금 우리에게 보이는 것이다.


일본소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는 주인공이 죽음을 향해 가는 친구를 향해서 하는 말이 있다. “내가 태어나고 나서, 네가 없었던 적은 한순간도 없었어”. 그리고 소설의 대사처럼 이 책은 친구들이 정민종 목사에게 하는 말과 같다. “이제 정민종 목사는 없지만 여전히 그가 없었던 적은 없었어”. 정민종 목사와 그의 친구들은 서로를 기억하고 있다. 그와 함께한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정민종 목사는 함께하고 있다. 그들이 서로 사귐을 가지고 나서 정민종 목사가 그들에게 없었던 적은 한순간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함께한 시간이 많아서였을까, 이별의 순간에서 ‘잊혀짐’이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 수도 있을 텐데 친구들의 의연함은 그들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큰 감동을 준다. “내가 태어나고, 당신이 없었던 적은 없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친구들의 고백 속에서 우리는 정민종 목사의 삶을 확인할 수 있다.


함께했던 시간을 더듬어 보면서 수많은 기억 속에 여전히 친구들을 향해 웃고 있는 그가 만약 “잘 지내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 까? 그가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수많은 시간으로 감내하면서 쌓아왔던 눈물들은 오히려 친구, 정민종 목사의 모습이 되어 나타난다. 이 시간 그의 친구들이 추모를 하면서 그와 함께 했던 일들을 떠올린다는 것은 그를 기억하는 건 우리의 일이라는 걸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다”라는 점이다. 이 말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라는 책에서 나오는 대사이지만, 무슨 말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당신이 없는 친구들의 삶에 다시금 정민종 목사를 떠올리려고 하는 노력에서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다”라는 말을 문학적으로 다시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친구들이 기억하는 정민종 목사는 계절마다 아쉬움으로 찾아올지 모른다. 서울 냉천동 하늘은 여전히 있고, 이 계절이 찾아올 때마다 그가 떠오를 테니 말이다. 그리고 지난 추억이 생각이 나는 건, 그 당시 정민종 목사에게 말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친구들은 아직도 그와 함께했던 일들이 여전히 손에 잡힐 듯 선명하다는 걸 말해준다. 아직 친구들은 정민종 목사를 잊을 수 없다. 아니, 어쩌면 지울 수 없는 것이다.


나에게도 정민종 목사를 떠올리게 하는 것은 계절 탓일지도 모른다. 이 시간, 그가 이렇게 살아왔다는 사실을 확인한 2019년의 5월은 스쳐가는 계절 속에서 매 년 다시 돌아와 그를 기억하게 할 것이다. 그를 기억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순수하고 온전한 사역을 했다는 선배가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눈물....ㅠ

다음기회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떨어져서 올리는 공모전 낙선집 2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