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는 생각보다 어른이 없다
관찰 1.
어떤 사람은 감정을 삼키고 다시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감정을 보복성 행동으로 옮긴다.
미성숙한 협업 태도는 보통 이런 방식으로 드러난다.
- 논점이 아니라 사람을 건드린다
- 질문의 목적이 이해가 아니라 통제다
- 말은 많이 얹지만 책임은 상대에게 넘긴다
- 잘된 결과는 ‘우리’, 잘못되면 ‘너’
이때의 질문은 더 나은 결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처리하지 못한 감정 분출에 가깝다.
(물론 나 역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관찰 2.
회사에서 ‘모른다’는 말은 학습의 출발점이라기보다
존재 가치의 흔들림처럼 취급되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기 존재 이유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아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실속이 없을 때 더 초라해 보인다.
아는 척하는 사람이 회사 안에서는 안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수 있고 새로운 인풋을 멈추지 않는 사람,
나는 그런 태도가 오히려 더 전문적이라고 생각한다.
관찰 3.
역할이 존중되지 않는 데에는
몇 가지 전형적인 이유가 있어 보인다.
a. 자기 역할이 불안정한 사람
자기 포지션에 확신이 없을수록 남의 영역에 쉽게 발을 들인다.
그래야 자기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b. 역할보다 의견 싸움으로 일하는 사람
직무 경계보다 말로 이기는 게 중요한 타입이다.
그래서 구분 없이 모든 영역에 참견한다.
c. 조직이 역할 경계를 보호하지 않을 때
“그냥 같이 얘기해보죠” 같은 말이 반복되면
전문성 대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구조가 된다.
이건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명백히 조직 설계의 문제다.
평가받는 구조, 불안정한 역할 그리고 일과 삶의 연결이 강할수록
자기 존재감이 희미해질 때 사람은 쉽게 미성숙해진다.
저연차일수록 이런 상황을 자기 부족함으로 해석하기 쉬운 것 같다.
하지만 모든 갈등이 설득 부족이나 역량 부족 때문은 아니다.
구조를 구조로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덜 흔들리면서
내 역할을 지켜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