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때로는 양지쪽을 걷는가 하면, 때로는 음지쪽도 걸어야 하는 여행이니라."_<그래도 계속 가라>, p.35
마라톤 결승선에 서서 남편을 기다렸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라인을 통과하자마자 바닥에 벌러덩 누워버리는 사람, 목에 건 메달을 신기한 듯 손으로 굴려보는 사람, 기념사진을 남기느라 한참 동안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학생은 엄마, 나 해냈어! 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모양은 다 달랐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똑같았다. 희열. 해냈다는 성취감에 상기된 얼굴들. 바라보기만 해도 벅찬 마음이 전이되는 것 같았다. 저 멀리 달려오는 남편이 보인다.
나는 땀범벅이 된 남편을 꼭 끌어안았다. 고생했어, 다리 안 아파? 아, 죽을 것 같았는데, 결국 나 해냈어. 남편은 절뚝절뚝 걸으면서도 결승선을 넘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에 기뻐했다. 그 기쁨은 0km와 42.195km 사이, 그 먼 거리를 뛰어 본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것이었다.
*
"여보, 힘들지 않았어?"
"힘들었어. 다리가 너무 아파서 가끔 걷기도 했었고."
"잘했어. 다음에도 또 뛸 거야?"
"응, 뛰어야지."
"왜? 힘들잖아. 안 무서워?"
"무서워, 당연히. 반환점을 돌았을 땐 암담하더라고."
"그런데 또 뛸 거라고?"
"응. 아마 자기도 뛰어 보면 다 알게 될 거야."
*
뛰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기쁨을
뛰어 본 사람은 가지고 있다.
그늘진 숲으로 들어가 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빛의 진가를 알 수 없다.
삶을 살다 보면 그늘진 숲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 어두운 숲 속에는 성난 곰의 공격이나 강도들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을 수도 있고, 어두운 밤 길을 잃고 숲을 헤멜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두려움을 뒤로하고 숲으로 들어간 사람은 이미 알고 있다. 여행을 계속하려 한다면 앞에 놓인 어둠을 견뎌내야만 한다는 것을. 그것이 여행이라는 사실을.
그렇게 두려움을 딛고 숲으로 들어간 사람은 마침내 도착할 숲의 끝에서, 숲 마저 덮고 있던 밝은 빛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우리는 우리의 두려움 때문에 실제보다 숲을 더 어둡게 생각했다는 사실을 자주 잊어버리곤 한다. 만약 우리가 우리 앞에 닥칠 어둠을 인정하고, 우리의 삶이 그 어떤 슬픔 앞에서도 멈출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어떤 그늘도 한결 쉽게 맞설 수 있을 것이다.
그늘을 만드는 것은 그 어떤 것이라도
빛의 근원보다는 작기 마련이라는 점을
항상 기억하려무나.
*
빛의 진가는 어둠을 견뎌낸 후에야 비로소 알게 된다. 눈 앞에 나타난 어둠, 그것을 향한 두려움에 굴복된 채 더 이상 발걸음을 내딛지 않고 서 있기만 한다면 마음의 성장은 멈출 수밖에 없다.
그늘을 만드는 것은 그 어떤 것이라도 빛의 근원보다 작다는 것을 기억하며, 두려움이라는 이름의 관문을 지나 그늘진 숲으로 담대하게 들어가라. 성난 곰보다, 많은 강도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숲 앞에 선 우리의 두려움뿐일 테니.
한 권의 책, 수만의 용기
<그래도 계속 가라>
_조셉 M. 마샬 지음, 유향란 옮김, 조화로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