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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배웁니다
각자의 커피와 모두의 공간
by
권미림
May 9. 2020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커피를 연구하고
시도하는 공간입니다.
비 오는
날
, 잠깐 들린 동네 카페의 모토가 마음에 콕 박힌다. 그 작은 가게 안은 할아버지 두 분, 중년 부부 두 쌍, 젊은이 몇 명이 조용히 각자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아따, 커피가 맛있어서 한잔씩 더 마셔야겠구먼 이거."
초록색 새마을운동모자를 쓰신 할아버지의 크고 걸걸한 음성이
차
분한 음악과 빗소리를 뚫는다. 그의 주문에 키가 크고 말쑥한 바리스타가 따뜻한 아메리카노지요?, 하고 겸손히 웃으며 대답한다.
그 정경이 내 마음에 다시 한번 콕 박힌다. 아메리카노 맛을 즐기시는 할아버지와 세련됐지만 넉살이 좋은 바리스타. 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가게와 비 오는 거리. 각자의 커피와 모두의 공간.
내세운 말과 실제의 삶이 같아지는 순간, 부끄러움은 사라지고 사람들 사이엔 꽃이 핀다. 이상적인 말만 앞세우지 않고 그 말에 책임을 지는 어른으로 자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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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라.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라. 변명하지 말고, 가장 낮은 곳에서 섬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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