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망설임이 먼 강물소리처럼 온다
네 무수한 인내심도
네가 겸손하게 삶의 번잡함 쪽으로 돌아서서
애써 모르는 체하는 그리움도
가을바람 부는 해 질 녘이
네 이마에 가만히 올려놓고 가는
투명한 오렌지빛 그림자도
그 그림자를 슬프게 고개 숙이고
뒤돌아서서 만져보는 네 쓸쓸한 뒷모습도
밤새 네 방 창가와 내 방 창가에
내리고 내리고 다시 내리는 차갑고 투명한 비도
내가 내 가슴 빈터에
너의 침묵을 심는다
모든 길손이 기웃 들여다보고
제 갈 길로 가는 작은 후미진 구석
그곳에서 기다림을 완성하려고
지금 여기에서 네 망설임을 빼닮은 침묵을 거기에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