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각자의 낮달의 말

by 권씀

속은 엉망이고 피부가 까슬한 날이면

엄마는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말씀하셨다


잠을 좀 자두거라


무성하게 자란 소음이 둥당거리는 밤이면

낮달처럼 그 말이 피어 올라 하얀 흔적으로 떠있었다


잠들지 못하는 밤

생각 한 편에 곤히 잠들어 있는 투명한 달


각자의 낮달의 말들이 거기에 있어주어 우리를 지속하게 했을까

스러지지 않도록 우리를 투명하게 희석시켜 주었던 걸까

잠을 좀 자두었더라면 무언가는 달리 되었을까


오늘도 공연히 낮달만 물끄러미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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