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리고 있던 민들레 홀씨는 제법 제 몸을 날려보냈고
어지럽게 흩어져있던 꽃잎들은 한데 모여 볕을 쬐고 있어요
방 구석에서 가만히 자고 있던 카메라를 깨워 길을 나서요
볕이 꽤 따뜻하게 내리쬐는 날이 됐거든요
풀이 키재기를 하고 있는 곳에 가만히 발을 내딛으면
곳곳에 숨어있던 꽃들은 고개를 내밀어 날 반겨주죠
봄옷을 입고 한껏 기분을 낸 자기들의 모습을 찍어달라고 말예요
두어개의 계절을 못 본 터라 조금은 어색하지만
카메라 바디를 잡고 조리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초점을 맞춰봐요
그러고선 가장 환한 미소를 짓는 녀석의 모습을 렌즈에 담아내요
세상 가장 환한 미소를 가진 당신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 처럼요
카메라 스트랩을 목에 걸고서 한참동안이나 봄 나들이를 해요
오랜 시간 움츠려왔던 기지개를 힘껏 켜는 것처럼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