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었나 봐요
가지 끝에서 빛나던 꽃잎들은 저마다의 방향으로 흩어져
온기가 사라진 도로 위에서 가쁜 숨을 내쉬고 있어요
바들바들 떨고 있는 녀석들이 애처롭기도 하고
한편으론 무자비하고 무성의한 발걸음에 차일까 싶어
싸리비를 가져다 대고 한쪽으로 쓸어내려다 멈춰요
잠깐 쓸어내는 수고로움으로 꽃이 누워있던 길은 깨끗해지겠지만
가뜩이나 점점 짧아지는 봄이 흔적도 없이 떠나가면 허무할 것 같아서요
봄이 점점 짧아져요
가을볕은 그래도 꽤 오랜 시간 머무르는데
봄볕은 그러질 못해서 꽃잎조차 쫓기고 있는 계절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길가에 떨어진 꽃잎을 오늘은 쓸지 않고 놓아둘까 해요
우리 곁에 남아있는 봄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