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코알라] 리뷰
영화는 코알라가 유칼립투스를 따먹고 자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온순하며 하루 20시간 잠을 자는 코알라는 유칼립투스를 주식으로 삼고 있는데, 잎에는 강한 알코올 성분이 있어 항상 취해있는 포유류로 정의하고 있다. 코알라에서 나온 신조어 '꽐라'는 사람을 코알라에 빗댄 말로 술이 떡이 되어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사람을 말한다.
버거보이의 작은사장님 동빈과 큰사장님 종익은 20대 시절 연기자 지망생 동기다. 둘은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기로 다짐하지만 8년 뒤 꿈을 포기한 동빈은 일반 직장을 다니는 대리, 꿈을 이어나간 종익은 가끔 들어오는 CF 조연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동빈은 회사에 다니며 창업의 꿈을 키워나가는데 업무시간에 창업 관련 서적을 읽다가 자신보다 어린 상사로부터 무시를 당하기도 한다. 동빈은 요즘 햄버거가게가 대세라는 말에 종익과 함께 회사생활 틈틈히 관련하여 조사를 한다.
동빈은 예전에 같이 창업아카데미에서 만나 친분을 쌓아온 스콧리의 도움으로 신사동 가로수길에 임대를 얻고, 유기농 패티 또한 제공 받기로 한다. 소스는 발품을 팔아 맛있기로 유명한 핫도그 가게 칠리소스를 공수한다. 동빈은 햄버거 패티, 소스, 목 좋은 위치를 선정하는 등 자신이 목표한 계획에 다다르자 사표를 던지고 나온다.
이렇게 동빈과 종익이 가진 돈을 탈탈 털어 만든 가게의 이름은 '버거보이'. 하루에 버거 35개를 팔아야 가게 운영에 적자가 나지 않는데 하루 1-2개를 팔며 곧이어 경영위기가 닥쳐온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도움을 주던 스콧리는 패티 가격을 올리자고 한다. 힘겹게 뽑은 발랄하고 귀여운 알바생 우리에게 줄 급여가 없어 고용한지 한달만에 해고를 할 수 밖에 없는 처지.
알바생 '우리'로 말하자면 부모님 없이 이모네에 얹혀 살다가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버림을 받고 예전에 친분이 조금 있었던 언니를 찾아간다. 같이 사는 룸메이트 언니는 키스방에서 일하며 돈을 흥청망청 쓰며 우리에게 이 일을 한 번 해보라며 권한다. 버거보이에서 짤리고 돈이 궁해진 우리는 키스방 알바에 지원한다.
알바 시작 몇 분만에 마음이 바뀌어 그만두겠다고 하자 언니는 이미 소개료 200만원을 선불로 받아 카드값을 막는데 썼다며 일을 계속할 것을 강요한다. 이에 우리는 피땀흘려 모은돈 200만원을 언니에게 주고 집을 나와 버거보이 사장님들을 찾아간다. 먹고 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시급 1천500원을 받고 일하기로 타협을 하고 두 사장님이 사는 오피스텔에 들어간다.
셋은 가게를 살리기 위해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신선한 재료를 구입하고, 패티를 직접 제작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끔 술을 마시며 꽐라의 상태에서 갖가지 기발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각자 자신이 좋아 하는 음식을 버거에 넣는것! 그리고 비싼 패티 값에서 벗어나기 위해 버거보이만의 패티를 개발한다. 버거보이가 더이상 패티를 공급 받지 않고도 유명해지자 스콧리는 가게 임대료를 올리겠다고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다. 이에 큰사장 종익은 밤에 호스트바에 나가며 돈을 벌기 시작했고, 작은 사장 동빈은 새벽에 대리운전을 하며 임대료를 맞추기 위해 애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적자가 나자 스콧리와 담판을 짓기 위해 찾아간다.
스콧리와의 담판은 그리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동빈은 새로 결심을 하게 된다. 가게를 찾는 손님 중 가장 입이 까다로웠던 초등학생의 아버지가 사업을 하고 있었기에 그에게 자본 유치를 요청하게 된다. 그와의 대화에서 동빈은 푸드 트럭을 운영해보는 건 어떻냐는 역제안을 받게 되고 종익, 우리와 함께 대낮에 한강 둔치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시고 꽐라가 돼 꿈을 꾼다. 또 그 안에서 한줄기 희망을 찾는다
영화 코알라는 분명 유쾌한 장면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영화보다 진지하게 와닿는다. 학벌, 청년실업, 스펙, 창업 등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현실 속에서 가끔 주저 앉을지언정 결코 꿈을 잃지 않을 수 있는건 우리에게 아직 젊음이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어렵지 않은 시기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가장 고민이 많은 시기를 거치고 있는 청춘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