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망가진 것에 대해

by 권씀

너도 그런 기억 있을까.


이리저리 돌려봐도 도무지 맞춰지지 않는 싸구려 큐브를 들고 한참이나 생각을 해도 답이 내려지지 않을 때, 큐브 조각을 하나씩 빼들고 다시 끼워맞추는 그런 기억. 그러다 잘못 눌러서 결국 이음새는 망가지고 큐브에 붙어 있던 조악한 색지는 다 벗겨져서 망가져버린 거. 그걸 더러 어른들은 성격이 급해서 또 망가뜨렸네 라며 혀를 차곤 했었어. 내 딴엔 답을 찾는다고 그렇게 한 거였지만 어째 오답이 되어버렸지.


어린 날 망가진 큐브를 들고 한참이나 그걸 붙잡고 있었어. 누군가 짠 하고 망가진 걸 고쳐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상상이란 건 현실이랑은 꽤 거리감이 있는 거라 참 슬픈 거였지. 큐브를 짠 하고 맞춰줄 사람도 새로 건네 줄 사람도 없었으니까. 망가진 큐브는 그렇게 색이 바래버려 기억 속에서도 잊혀져 간 게 아닐까.


그냥 그런 생각을 하곤 해.


넌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망가진 것에 기대감을 가진다는 건 어린 날에나 가능했던 것 같아. 시간을 돌린다거나 아님 커다란 유리병 속에 잡다한 걸 넣고선 어른이 되었을 땐 내가 고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감. 어른이 되고 나선 그게 공염불에 가까운 거라는 걸 알았지만 말이야. 망가진 건 잊혀지기 마련인데 그냥 생각이 나.


어린 날 망가뜨린 그 싸구려 큐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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