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사내

by 권씀

사내가 안으려했던 그 사회는

사내의 서툰 손길을 매정하게 내쳐버렸지


웃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도

터져나오는 웃음을 움켜쥐던 그에게

어느 누구도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지


하늘보다 땅이 더 가까웠던 친구 하나 말고는


숱한 이들에게 웃음을 팔지 못한 사내는

현실보다 꿈이 더 고달팠던 그 사내는

일자로 앙 다문 입술 위로 빨간 립스틱을 칠했어


그가 불량배들에게 걷어차여도

아무에게나 총질을 해대도

자기를 낳은 사람이 끝없는 학대를 할 때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을 머금어

아무도 그의 눈물을 볼 수 없게 말이야


그의 삶 끝자락에도 닿지 않은 이들은

그의 이름을 연거푸 부르며 하염없이 칭송했어

비참한 이 사회에 한줄기 빛이 될 거라고 말이야


사내의 원래 이름은 아무도 몰랐지만

사내의 다른 이름은 모르는 이가 없었지


한때는 진짜 광대가 되고자 했던 사내

조커, 그의 이름을 말이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어떤 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