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아래 멈춰있는 자갈을 살짝 간질이다 보면 어느새 손톱 아래엔 초록색 이끼가 낀다. 널브러져 있는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손톱 아래를 긁다 보면 강물에 젖었던 몸은 말라 반짝반짝 빛을 낸다. 강물 위 일렁이던 윤슬은 그렇게 몸에 박혀 한동안 떠날 줄을 모르고, 주황빛 저녁 무렵이 되면 풀벌레 소리와 멧비둘기 울음소리, 강물 흘러가는 소리, 사람들 발아래 자갈들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귓바퀴에 앉아 한참을 주억거린다. 뙤약볕 아래 한참을 놀던 아이들은 제각각의 자리로 돌아가고 빈자리에 남아있는 건 잊고 살아가던 것들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유독 좋아하는 것들이 있다.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 비 구경하는 것, 으스스 몸이 떨릴 만큼 추운 날 좋아하는 가게의 쌀국수를 호로록 먹는 것, 봄이 시작될 즈음 조용한 시골 마을 논둑 위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 여름날 열기가 등에 업힌 날 대청마루에 앉아 콩국수를 입 안으로 밀어 넣는 것, 열대야가 지나간 여름밤 참외 하얗게 깎아놓고 유재하의 음악을 듣는 것, 눈이 내리지 않는 한겨울 새벽 츄리닝 위 두꺼운 점퍼 입고 맨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빵집에 들러 갓 구운 빵을 집어오는 것,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놓으면 추억이 된다. 그 추억엔 오롯이 혼자일 때도 있지만, 그 시간 함께 했음이 유달리 좋았던 이들이 있고, 회상 속 풍경이 대개 그렇듯 연갈색 파스텔을 칠한 것처럼 아련하다.
누구나 그렇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