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싹을 걷어내던 삽자루마저
끝끝내 바오밥나무의 이기심에 부러져
샛노란 머리를 한 소년은
검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선 떠나버렸죠
그 언젠가 그 소년은
우주선을 타고 항해하던 조종사에게
양을 그려달라 간곡히 요청했어요
이기적인 바오밥나무의 싹을
양이 있으면 먹어치우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심에 말예요
그런 이야기도 어느새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어요
이젠 샛노란 머리를 한 소년의 자리엔
바오밥나무 뿌리가 닿아버려
어떤 누구도 쉬어갈 틈을 주지 않아요
그저 위성 같은 고래 두 마리만이
빙글빙글 또 빙글빙글 돌 뿐이죠
규칙없이 나열된 다른 별들엔
장미꽃이 피어날 틈이 있을까요
그 소년은 새로운 별을 찾았을까요
바오밥나무만이 살아남은 그 별엔
이제 장미꽃은 피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