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우기

by 권씀

코와 입을 감싸고 있는 호흡기로

가슴께 차오르는 가쁜 숨을 내뱉어본다


지난한 생은 우기와도 같아서

나는 한없이 침잠하고야 말지


꼬르륵

꼬르륵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만큼

짙고 푸르고 고독한 곳을 향해

갈퀴 달린 발을 한없이 저어본다


아득한 저 아래 무언가 반짝인다면

그건 필시 어떤 이의 잃어버린 시간일지도


끝 없는 우기 속 계속 깊은 곳을 향해 숨을 뱉는다

후욱- 후욱- 후욱- 후욱-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여름밤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