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었을까
혹은 어느 틈에 남아버린 걸까
그래도 녀석들은 제법 버텨냈지
태양 아래 사막이라는 건 꽤나 힘든 곳이거든
극소량의 물만 있어도 버틴다던 선인장은 흔적도 없고
숨을 내쉬는 건 오로지 같이 버틴 녀석들뿐
사막이라는 건 남극만큼이나 꽤나 환상적이지만
작열하는 모래들이 발가락 새 깃털 새로 비집고 들어오면
여간한 인내심으로는 그냥 그러려니 하기 힘들지
환상이 깨지는 건 순식간이야
다시 이 곳에 물이 차오르고 얼음 덩어리들이 존재하는
그런 날이 오게 될까
그 옛날 누군가는 홍수를 대비해 방주를 만들었다는데
모든 게 말라버린 이 곳에는 작은 물방울도 맺힐 틈을 주지 않아
해가 결코 저물지 않는 이 곳에서
녀석들은 원래 있던 평온의 공간으로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