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아무래도 오늘은 우유를 데워야겠어요

by 권씀

옆구리가 저릿할만큼 재채기가 나오는 그런 날엔

마음이 시리지 않게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마셔요


한낮의 따스한 볕은 밤까지 이어지지가 않아

기껏 달궈둔 마음 속 감정들이 금방 식어버리거든요

그래서 속이라도 마시는 순간만이라도 따뜻해지도록

설탕을 살짝 넣고 따뜻하게 데워둔 우유를 마셔요


이 가을은 몹시도 한적하면서도 번잡해서

생각이 많이 서성거리는 날엔 몸을 움직여야 좀 나아요

발바닥이 살짝 아플만큼 분주히 걷고 나면

괜히 옆에 두고 있던 생각은 저만치 멀리 둘 수 있어서요


외로움을 안고 산다는 건

곁을 두지 않고 산다는 말과 같은 걸까요

여름 지나 가을 볕 아래 바짝 마른 저 나뭇잎들처럼

머무를 틈을 주지 않는 것과 같은 걸까요

어설프게 잠을 잔 밤이 이어지는 건 그 때문일까요


잠이 쉽게 오지 않는 그런 밤이 다시 찾아왔어요

아무래도 오늘도 우유를 데워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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