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사는 법을 잊곤 한다
그런 날엔 카메라를 들고 잊고 있었던 것들을 담아본다
메마른 기계음은 노을빛 아래 부서지며
제 존재 가치를 온몸으로 토로한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낙엽이 떨어지는 순간
물 위로 햇빛이 반짝이는 순간
구름이 가만히 멈춰서 바람을 기다리는 순간
달마중 가는 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순간
덜컥이는 걸음을 떼며 오늘을 살아낸 이들의 순간
언젠가는 다시 마주할 수 있지만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너무나도 쉽게 잊어버리는 순간들
가뭄이 끝난 때는 멀찌감치 물러서있는데
뒤늦게 가뭄이 들어 말라버린 마음에
잊고 살고 있던 순간들을 욱여넣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