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있잖아요.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게 자리잡아 걸음을 늦추게 되는 그런 날 말예요. 도로 위의 차들도 아침 운동을 나선 사람들도 가쁜 숨을 뱉어내고선 한참이나 멈춰있죠. 안개가 심한 날은 괜히 겁을 먹곤 해요. 해가 하늘 높이 뜨는 낮이 되면 분명히 더워질테니까요. 갈증이라곤 뜀박질을 할 때나 하는 거라 생각을 하지만 아침 안개가 가득한 날엔 물을 더 찾곤 하죠.
오늘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 감정의 기복은 없었을지 계획대로 잘 이뤄졌을지 조금은 궁금하기도 하고, 맺음이 되었을지 아님 아직 하루가 진행 중일지는 모르겠네요. 혹여 안개가 가득했던 날이라면 마음이 좀 쓰일 것 같아요.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탓에 괜히 기분이 그랬을까 봐. 사실 매일매일 행복과 즐거움이 가득하다면 좋을테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가 많은 게 우리의 삶이죠. 그럼에도 난 그저 충실히 하루를 보냈을 당신의 오늘에 한줌의 안온함이 보태지길 바랄 뿐이에요. 마음 속엔 안개가 끼지 않았기를 바라면서요.
오늘도 밤이 깊어가요. 새벽은 저멀리 느릿느릿 걸어오고 또다시 아침이 찾아올거에요. 우리가 늘상 마주한 것처럼. 모처럼 비소식이 들려온 날, 내일 아침은 안갯길이 될 지 푸르스름하기만 할지 모르겠지만, 무탈한 하루가 되었으면 해요. 모든 돌부리들과 억센 풀이 빗겨나가는 그런 무탈한 하루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