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엄마의 손

엄마의 손엔 밭의 이랑이 자리 잡았다

by 권씀

엄마의 손엔 밭의 이랑이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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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적엔 피부가 참 곱던 엄마는

자식들을 키우며 밭처럼 거칠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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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벗 삼기란 그리 녹록지 않은 일이라

새벽별을 보며 고개를 숙여야 했고

저녁달을 보며 허리를 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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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라는 멍에를 넘기기 싫어

엄마는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손에 잡히는 일들은 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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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은 그걸 몰랐다

그저 엄마는 묵묵히 기다릴 줄로만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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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어가는 엄마의 등에 업힌 채로

내 불편만을 토로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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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굴레를 넘기지 말라고

아득바득 악을 써오면서도

엄마가 남은 밥을 먹는 모습은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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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엄마가 짊어지고 싶어서

가진 것이 아닌데도

자식들은 원망을 화살처럼 쏘아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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