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들까 싶어 오랜 시간 닫아둔 창문을 열어보니
창틀 사이에 꽤 많은 낙엽이 쌓여있습니다
꽤나 시간이 지나 삭을 법도 한데
녀석들은 아직 미련이 많이 남은 탓인지 생생히 버티고 있습니다
거리에 나부끼던 낙엽들은 진작에 한데 모여 삭았을텐데 말이죠
이놈들을 묵혀두면 괜한 것들이 자리를 잡을까 싶어
얼른 치워버리자 싶어 손을 내밀다 멈춥니다
창틀에 머무르고 있는 녀석들이 제 색을 잃어버리지 않고
용케도 잘 버티고 있구나 싶어서 선뜻 치워버릴 마음이 나질 않습니다
참 뭐라 해야 할까요
살아가면서 자의든 타의든 제 색을 잃어버리는 것도 많고
어찌어찌 색을 지킨다 해도 그 위로 다른 것들로 덧칠되기 마련인지라
비록 한낱 낙엽일지언정 제 색을 지키고 있는 건 보통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개 자의든 타의든 색을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이니까요
창틀의 낙엽과 책갈피 속 슬쩍 넣어둔 낙엽은 같은 걸까요
차가운 계절을 버텨내는 것이 강한 건지
두꺼운 책의 사이에서 제 색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강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비슷한 듯 다른 이 녀석들을 보면서 지난 가을을 떠올릴 뿐이지요
기온이 떨어지고 철 따라 나는 새도 멈춘 계절에
여즉 창틀에 그대로 쌓인 낙엽을 그대로 두는 것은
그저 내가 지난 가을을 잊지 못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