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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Mar 09. 2023

아득히 아련히

하루 끝에 걸린 노을이 팔랑거린다


가지 마라 가지 마라 가지 말어라

집착에 가깝다시피한 말을 외어본다


멀어지는 노을을 가까스로 잡았다 놓으면

손끝에 묻은 바람이 파르르 붉은 경련을 일으키고


아슬히 얕게 거머쥐었다 싶을 때

손가락 사이로 미련없이 빠져나가는

아득하고도 슬픈 노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달픈 생의 주름 속에 또 하나의 이별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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