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시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씀 Mar 10. 2023

겨울 안녕, 다시 봄

나무의 관절 마디 위 웅크리고 있던 꽃망울은

어느새 다가온 따스한 기운에

꽃잎을 한껏 펼치고 새로운 계절을 맞이해요


한 자리에 머물러 움직임이 없다 생각을 하여도

끊임없이 빛을 향해 고개를 들었을 꽃의 결실이

이제서야 함박웃음으로 나타나죠


계절이 다른 계절로 넘어갈 즈음

어떤 것들은 고개를 들고 안녕이라는 인삿말을 나누지만

어떤 것들은 고개를 떨구고 다시 또 보자는 작별을 고해요


그렇기에 아쉬운 마음 하나를 꽃잎에 얹어두고

눈물을 글썽이며 서글픈 인사를 나누곤 해요


다시 조우할 날이 있는 걸 잘 알면서도

지난 계절의 존재를 보내는 마음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작별 인사는 짧게 하고 맞이하는 마음을 볕 아래 둔 뒤

그저 지금 피어난 것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나누려 해요


어느 때고 피어나는 꽃이 될 수는 없지만

다시 저마다의 시간에 찾아 올 존재일테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아득히 아련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