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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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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Jun 26. 2023

장마

일년에 한 번은 실컷 울어버려야 했다

흐르지 못해 곪은 것들을 흘려보내야 했다

부질없이 붙잡고 있던 것들을 놓아버려야 했다


눅눅한 벽에서 혼자 삭아가던 못도

한 번쯤은 옮겨 앉고 싶다는 생각에 젖은 꽃들은

이제 한껏 적신 꽃잎을 떨구어야 할 시간


울어서 무엇이 될 수 없듯이

채워서 될 것 또한 없으리라


그러므로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일 년에 한 번씩은 실컷 울어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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