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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Jun 24. 2023

수취인불명

바람에 실려온 미련의 낙엽들이

내 안에서 부스럭거리며 울먹여요


그러고 보면 시간이라는 건 참 빨리 흘러요

내가 머무르는 동안엔 멈춰있는 듯 하다가도

지나버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멀게 느껴지곤 하죠


소란한 시간은 늘 내 곁에 있단 생각하지만

덤덤하게 있다보면 그렇게나 무덤히 지나가버려요


잊어간다는 건 뭘까요

잊혀진다는 건 또 뭘까요


내가 무수히 쏟아냈던 숱한 감정들 중

미워하는 감정만 남았으면 좋겠단 생각도 하지만

결국 내게 남아있는 건 잡을 수 없는 그리움이에요

후회와 미련 그 사이 어딘가쯤 난 멈춰있는 듯 하죠


언젠가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내게 돌아오길 기도했던 시간들이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헛된 바람이었음을 알아요


가슴 깊이 새긴 추억의 그림자는

바람에 흔들리며 떠올라와서

저기 저 하늘에 멈춰 선 채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흔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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