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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Jul 17. 2023

기억이라는 통증

아린 기억들은 떠올릴 때마다 두통을 동반하곤 한다. 그래서 가끔은 선택적 망각을 하곤 한다. 사람, 돈, 관계 등의 것들에서 오는 아린 기억들. 지나면 얕은 언덕일지도 모를 그것들이 당장 앞에는 태산이 따로 없다. 태산을 맞닥뜨릴 때는 바람이 휘 불고난 후 와르르 무너지지않는 그런 모래성을 마음 속 깊은 곳에 지어 본다. 약간의 소금기와 물기가 스며든 모래를 한웅큼 쥐어들어 이리저리 토닥이며 한층 한층 또 한층을 쌓아올린다.


잘 버텼구나.

또 하나의 경험이 생겼구나.

이젠 한숨 쉴 일들이 줄어들겠구나.


어쩌면 막연할지도 모를 기대감에 섣부른 벅차오름이 온몸을 휘감곤 한다. 살다보면 가끔은 선택적 망각이 필요하다. 어딘가에서 불어오는지 모를 시린 바람이 내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버릴 때처럼 삶의 방향에는 순풍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악풍이 항상 도사리고 있지도 않는 것이 삶의 길목이다.


가끔은 망각을 해도 괜찮다.

허물을 한꺼풀 벗어버리고 성장할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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