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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Jul 30. 2023

마당이 있는 집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게 되면

나는 능소화 나무를 심겠어요


봄 지나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기까지

주황빛 물결을 만끽할 수 있을테니까요


기왕이면 파란 대문이 있는 집이면 좋겠어요


다소 공기가 무겁고 텁텁할 수도 있는 계절에

파란 하늘이 보이지 않고 푸른 바다가 그리울 때

파란 대문을 바라보며 마음 하나 놓아두게요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계절의 풍경을

맞이할 수 있는 그런 집이어도 괜찮을 거에요


또렷했던 계절의 문턱이 흐릿하게 뭉개졌지만

여전히 계절의 냄새와 소리는 또렷해서

오랜 기억 속 풍경을 어렴풋이 그릴 수 있기에

자연 속 하나의 삶으로 살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해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게 되면

매일 여행을 하듯 매일 풍경을 그려나갈 거에요


지금 우리 곁에 흐르는 이 계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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